오는 6월20일 부산콘서트홀 공식 개관
정명훈 예술감독 맡아 개막연주회 지휘
"아시아에서 제일 잘 하는 오케스트라가 목표다.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관객들이 6월20일 개막 연주를 듣고 (가능성을)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정명훈 클래식부산 예술감독은 17일 부산콘서트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야심 찬 포부를 밝혔다. 클래식 부산은 오는 6월 공식 개관하는 부산콘서트홀 운영을 맡은 부산광역시 사업소다. 오는 2027년 개관하는 부산오페라하우스의 운영도 맡는다. 부산은 부산콘서트홀과 부산오페라하우스 개관을 통해 클래식 문화도시로의 도약을 꿈꾼다. 정명훈 지휘자는 클래식부산의 예술감독으로서 클래식 문화도시 부산의 기반을 마련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맡았다.
1953년 부산에서 태어난 정명훈 감독은 스스로 늦은 나이에 큰 프로젝트를 떠맡았다며 그 이유가 책임감 때문이라고 했다. 정 감독은 한국이 가난한 나라에서 잘 사는 나라가 됐다며 한 발 더 나아가 세계에 도움이 되는 훌륭한 나라가 되기 위해서는 문화예술이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문화예술이 발전할수록 사람들이 여유가 생기고 다른 사람들하고 더 나누면서 사는 생각을 할 수 있다"며 "그런 면에서 제가 하는 이 음악이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6월20일 개막 연주회에서 정 감독은 아시아필하모닉오케스트라(APO)를 지휘한다. APO는 '아시아를 대표하는 오케스트라'라는 정 감독의 꿈이 담긴 오케스트라다. 전 세계 오케스트라에서 활약하는 수석급 아시아 연주자들로 꾸려진다. 클래식부산 측 관계자는 2년 전부터 단원을 섭외하는 등 오랜 시간 공을 들여 APO를 꾸렸다고 설명했다.
정 감독은 과거 일본에서 아시아 연주자들을 모아 오케스트라를 운영했다가 잘 안 됐던 경험을 언급하며 부산에서 다시 그 꿈을 새로 시작하려 한다고 말했다.
개막 연주회는 베토벤의 곡으로 꾸민다. 베토벤의 삼중 협주곡과 교향곡 9번 '합창'을 연주한다. 삼중 협주곡은 첼리스트 지안 왕과 바이올리니스트 사야카 쇼지가 협연한다.
정 감독은 합창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음악의 힘을 보여주기 위해서라고 했다."음악은 전 세계 사람들을 한 마음으로 묶을 수 있는 힘이 있다. 베토벤 합창은 마지막 4악장에서 이 세계 사람들이 다 같이 형제가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아시아 최고를 지향하는 정 감독과 부산시의 꿈이 담긴 부산콘서트홀은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대공연장(2011석)과 소공연장(400석)을 갖췄다. 비수도권 최초의 파이프오르간도 갖춰 클래식 전용 공연장으로서 국내 어느 공연장 못지않은 시설을 갖췄다.
정 감독은 콘서트홀 음향 시설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그는 "관객들이 객석을 채우면 소리가 어떻게 달라질지 지켜봐야겠지만 처음 들었을 때 소리가 아주 좋고 연주하기가 굉장히 편하다"고 했다. 정 감독은 직접 피아노를 연주하며 부산콘서트홀 음향에 대한 자신감도 내비쳤다. 그는 간담회에 앞서 "제가 말하는 것보다 콘서트홀의 소리가 궁금하실 테니…"라며 직접 피아노에 앉아 브람스의 인터메조를 연주했다.
파이프오르간은 독일 프라이부르그사에서 제작한 것이다. 22개월간 독일 현지에서 제작돼 지난해 10월 부산항으로 입항됐으며 독일 엔지니어 7명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부산콘서트홀에서 설치 작업을 진행했다. 파이프 수 4406개에 스톱 수 62개로 규모도 웅장하다.
부산콘서트홀은 6월20일부터 6월28일까지 개관 페스티벌을 진행할 예정이다.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6월22일 독주회를 하고 피아니스트 선우예권과 정명훈 감독은 각각 23일과 25일 APO와 함께 실내악 무대를 선보인다. 24일 오르가니스트 조재혁의 독주회에서는 부산콘서트홀 파이프오르간의 진면목을 확인할 수 있다. 정명훈 감독은 27~28일 다시 무대에 올라 베토벤이 남긴 유일한 오페라 '피델리오'를 콘서트 오페라 형식으로 선보인다.
부산=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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