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완전한 비핵화' 재확인한 美, 대화 가능성엔 "열려 있다"

한미 외교장관이 북한에 대한 '완전한 비핵화(complete denuclearization)' 의지를 공고히 다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해 미국 외교안보 라인의 핵심 인사들이 북한을 핵보유국(nuclear power)이라 칭하면서 자칫 핵 군축을 목표로 하는 '스몰 딜' 우려가 제기됐었으나, 이번을 계기로 불식될 것으로 보인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맨 오른쪽)과 마코 루비오 미 국무부 장관(맨 왼쪽)이 지난 15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안보회의(MSC) 참석을 계기로 외교장관회담을 갖고 있다. 외교부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마코 루비오 미 국무부 장관은 지난 15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안보회의(MSC) 참석을 계기로 외교장관회담을 갖고 이 같은 내용을 논의했다. 북한의 완벽한 비핵화 목표를 견지하겠다는 의지는 양국 회담결과 발표자료에 공통으로 담겼다. 특히 미국은 국무부 대변인 명의의 발표문을 통해 트럼프 정부가 북한과의 대화에 열려 있음(openness)을 강조했다. 이는 한국 외교부의 발표문에는 없는 내용이다.

이번 한미 외교장관의 만남은 트럼프 2기 미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 이뤄진 고위급 회담이다. 양측은 당초 예정했던 시간을 10여분 초과해 약 40분간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조 장관은 "한국이 안전하고, 강력하며, 번영하는 동맹을 만들어 가기 위한 최적의 파트너"라고 강조하며 "미국의 신행정부 하에서도 대북 공조, 확장억제, 한미일 협력은 물론 투자와 경제 협력 등을 더욱 확대·강화해 나가자"고 말했다. 루비오 장관은 "각국 국내 상황과 무관하게 신뢰 관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해 나가고자 한다"고 화답했다.

외교부는 "향후 대북정책 수립·이행 과정에서 (한미가) 긴밀히 공조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향후 북미 대화가 재개되는 과정에서 한국을 패싱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약 한 달이 지나도록 한미 간 정상급 외교는 여전히 이뤄지지 못한 상태다. 다만 미 국무부는 "루비오 장관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대한 신뢰와 강력한 한미 동맹을 거듭 확인했다"고 밝혔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