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압박 속‥대한상의 경제사절단, 대미 통상 외교 본격화

한국 경제사절단, 대미 통상 외교 착수
대한상의, 미국과 투자·협력 확대 강조
한국, 미국 최대 신규 투자국 기록
‘한미 경제의 밤’ 행사 개최, 미 정·재계 인사 참석
백악관 면담 통해 5대 산업 협력 논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현실화하는 가운데, 국내 주요 기업들로 구성된 경제사절단이 대미(對美) 통상 외교를 위한 첫 행보에 나선다.

16일 대한상공회의소는 오는 19일부터 20일까지(현지시간) 이틀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대미 통상 외교 활동’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경제사절단은 자동차, 반도체를 비롯해 철강, 조선, 에너지, 플랫폼 등 한미 경제 협력의 핵심 산업 관계자들로 구성됐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을 비롯해 조현상 HS효성 부회장, 김원경 삼성전자 사장, 유정준 SK온 부회장, 이형희 SK 수펙스 커뮤니케이션위원장, 성김 현대자동차 사장, 윤창렬 LG글로벌전략개발원 원장 등 국내 주요 기업 인사 26명이 참여한다.

또한 이계인 포스코인터내셔널 사장, 임성복 롯데지주 커뮤니케이션 실장, 주영준 한화퓨처프루프 사장, 이나리 카카오 브랜드커뮤니케이션 위원장, 신세계 김민규 부사장 등도 포함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이어 관세 정책을 발표하는 상황에서 경제사절단은 백악관 고위 당국자 및 미국 의회 주요 의원들과 면담에 나섰다. 이 자리에서 한국 기업들은 관세 문제를 비롯한 통상 정책을 논의하고, 양국 간 전략적 협력 의제 및 대미 투자 협력 방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대한상의는 “한국은 트럼프 1기 정부에서 ‘미국 제품 구매(Buy America)’ 원칙을 충실히 실천한 대표적인 투자 모범국”이라며, “트럼프 2기 정부에서도 한국 기업이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임을 강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한국은 2023년과 2024년 2년 연속 미국 최대 신규 투자국으로 자리매김했으며, 2017년 이후 자동차, 반도체, 배터리 등 분야에 총 1600억달러를 투자했다. 또한 2017년 트럼프 대통령 방한 당시 약속했던 575억달러 규모의 구매 계획보다 60% 증가한 908억달러의 실적을 기록했다.

사절단은 19일 미국 의회 부속 도서관 토머스 제퍼슨 빌딩 그레이트홀(Great Hall)에서 ‘한미 경제의 밤(Korea-US Business Night)’ 갈라 디너를 개최한다. 이 행사에는 경제사절단을 비롯해 미국 상·하원 의원, 주지사, 내각 주요 인사 등 15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대한상의는 “토머스 제퍼슨 빌딩은 역대 미국 대통령이 정상급 리셉션을 진행한 상징적 공간”이라며, “이번 행사는 미국 정책 결정권자들에게 한국 기업들의 미국 내 투자 확대 필요성을 설명하는 중요한 자리”라고 설명했다. 또한 각 기업 대표들은 투자 대상 주(州) 관계자들과 개별 미팅을 진행할 예정이다.

20일에는 백악관과 미국 경제부처 고위 관계자들과 면담이 예정돼 있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경제·산업 정책을 논의하고, 한국 기업들의 대미 투자 및 협력 계획을 설명할 예정이다.

대한상의는 이번 면담에서 미국산 에너지 수입 확대, 조선 분야 협력, 완성차 및 부품 제조 시설 투자, 미국 차세대 원전 및 소형모듈원자로(SMR) 협력, 반도체 공급망 공동 연구개발 등 5대 산업 협력 방안을 제안할 계획이다.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트럼프발 관세 폭탄을 피하기 위한 각국의 외교전이 치열한 상황에서, 이번 대미 외교 활동은 한국 기업들의 대미 투자 환경을 유리하게 조성하는 중요한 기회”라며 “미국 정부 및 의회와의 직접적이고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실질적인 성과를 도출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