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외국인력정책위원회 개최
외국인 가사관리사 사업 연장 논의
내달부터 1년간 계약 연장하기로
가격은 퇴직금 등 고려해 인상 결정
본사업 추진은 계획 대비 미뤄져
걸쳐 있는 관계부처 많아 협의 난항
정부가 이달 종료하는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을 내년 3월까지 1년 연장한다. 서비스 이용 가격은 퇴직금과 수탁 업체 비용 등을 고려해 1만6860원으로 인상하기로 했다. 본사업 확대 가능 여부는 미정으로 남겨놨다. 다수 관계 부처가 참여하다 보니 협의 진척도가 높지 않은 탓이다.
필리핀 가사관리사, 내달 고용 계약 1년 연장
정부는 14일 정부서울청사와 정부세종청사 영상회의로 외국인인력정책위원회를 개최하고 외국인 가사관리사 취업 활동 기간 연장과 관련한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 추진방향 및 향후계획'을 발표했다. 지난해 8월 필리핀 가사관리사 입국 뒤 그해 9월 시작한 시범사업이 이달 종료하는 만큼 관련 내용을 논의하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
정부는 설문조사 결과 이용 가정의 만족도가 84%로 높고 다수가 계속 사용을 원하는 점, 다른 E-9 근로자와의 형평성 등을 고려해 이들의 고용 계약을 1년 연장하기로 했다. 취업 활동 기간은 시범사업 기간(7개월)을 포함해 29개월을 연장한 총 36개월이다. 주 30시간의 최소 근로 시간을 보장하고 임금수준(최저임금) 등의 근무 조건은 현 수준을 유지하기로 했다.
서비스 이용 가격은 시간당 1만6800원으로 기존(1만3940원)보다 2860원 늘어날 전망이다. 인상된 최저임금과 매달 적립해야 하는 퇴직금, 서울시가 부담하던 고용 위탁 업체 운영비 등을 반영했다. 박일훈 고용노동부 국제협력관은 "업체가 마진 없이 사업에 참여했지만 통역을 해야 하고 이용 가정 매칭 등 여러 업무가 있다 보니 (운영비를) 포함한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외국인 가사관리사를 이용하는 가정이 '서울형 가사관리서비스'를 통해 1년간 최대 70만원 상당의 바우처를 이용하도록 지원한다. 이때 서비스 대상 가구는 만 12세 이하 자녀를 양육하는 중위소득 180% 이하 임산부, 맞벌이, 다자녀 가구이다. 서울시는 올해 약 1만1000가구를 대상으로 예산 소진 시까지 이를 지원할 계획이다.
98명의 필리핀 가사관리사 중 이번에 계약을 연장하는 인원은 93명 정도다. 현지 자녀 양육 등 개인 사유로 귀국을 희망한 5명이 빠진 규모다. 숙소는 내달부터 자율로 정하게 된다. 기존에 묵었던 숙소 비용이 많고, 어느 정도 적응을 마친 만큼 가사관리사들의 부담을 줄이기로 했다.
본사업 확대 여부는 미정…부처 협의 '지지부진'
정부는 아이돌봄 공백 해소와 비용 절감, 이용 가정의 선택권 다양화를 위해 ▲E-9(외국인 취업 비자) 근로자 ▲국내 체류 외국인 ▲별도비자 등 세 종류로 나눠 범정부 차원에서 아이돌봄 사업을 추진했다. 지난해 9월엔 제39차 외국인력정책위원회에서 E-9 근로자 방식으로 서울시 대상 시범사업을 진행하도록 의결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8월 필리핀에서 돌봄 관련 정부 공인 자격증을 받은 가사근로자 100명을 입국시켜 4주간 관련 직무 교육을 받도록 한 뒤 그해 9월 서울시에서 업무를 시작하도록 했다. 가사근로자법에 따라 정부 인증 기관이 근로계약을 맺고 이들을 고용한 뒤 일할 수 있도록 했고, 현 기준 98명의 가사관리사가 약 180가구에 돌봄 서비스를 하고 있다.
정부는 해당 시범사업을 거쳐 올 상반기엔 전국 단위 본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한 차례 밝혔지만 시범사업 연장을 택했다. 임금 체계 정비 등 논의할 내용이 많은 데다 고용부와 국무조정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법무부 등 다양한 관계 부처가 얽혀 있어 협의가 어려운 상황이다. 당장 관련 협의를 언제 마무리할 수 있을지도 미정이다.
다만 이 같은 사업 지연이 사업 종료로 귀결되진 않을 것이라는 게 정부 설명이다. 정부는 향후 인력 공급 및 이용 가정 선택지 다양화에 기여하면서 돌봄비용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외국인 가사관리사 보완 방안을 관계 부처 협의로 마련할 계획이다.
외국인인력정책위원회 위원장인 방기선 국무조정실장은 "외국인 가사관리사 고용 연장과 함께 내국인 가사관리사 처우개선을 위한 노력도 강화할 계획"이라며 "올해 저출생 반전 모멘텀을 살릴 수 있도록 돌봄비용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추가적인 방안도 관계 부처 협의로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세종=김평화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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