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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 천장 뚫는데…한은, 12년째 멈춰있는 '47.9억달러' 의미는[BOK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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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2013년 이후 금 보유량 104.4t
매입 당시 가격 표시, 12년째 '47.9억달러'
투자 자산 수익성 vs 외환 운용 안정성 동시 고려
중앙은행 보유 금의 상징적 의미도…"보수적 입장 유지"

'47억9000만달러'. 한국은행이 매달 발표하는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에는 12년째 같은 금액이 기재되는 항목이 있다. 최근 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큰 관심을 받고 있는 '금'이다. 한은은 2011년 40t, 2012년 30t, 2013년 20t을 더 사들여 총 104.4t의 금을 보유한 후로 추가 매입을 멈췄다. 외환보유액엔 매입 당시 가격으로 표시돼 우리나라가 보유한 금은 12년째 47억9000만달러로 집계되고 있다.


한국의 금 보유량이 멈춰있는 동안 다른 국가들이 금을 사들이면서 국가별 금 보유량 순위는 지난해 말 기준 38위까지 떨어졌다. 우리나라 전체 외환보유액에서 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2%에 불과한데도, 한은은 왜 금을 더 사지 않을까.

금값 천장 뚫는데…한은, 12년째 멈춰있는 '47.9억달러' 의미는[BOK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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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자산 수익성 vs 외환 운용 안정성

고공행진 중인 현재 금값을 놓고 결과론적으로 보면 12년간 추가 매입에 나서지 않은 건 한은이 실기한 것이다. 최근 국제 금값은 사상 처음으로 트로이온스당 '3000달러 시대'를 앞뒀다. 국내에선 수요가 폭발하면서 급기야 시중은행 골드바 판매가 중단되기도 했다. 시장에선 트럼프발 관세 폭탄에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 수요가 급증하면서 당분간 금값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외환보유액은 가치가 안전하게 유지되고 상시 현금화할 수 있는 상태로 유지돼야 하므로 수익성 추구는 안전성과 유동성이 달성되는 범위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위기가 발생했을 때 대외지급준비금으로 외환보유액을 운용해야 한다는 점에서 전체 외환보유액 규모, 국내 외환시장 전개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비율을 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외환 운용 안정성 면에서 금 투자는 후순위다.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2021년 하반기까지 꾸준히 증가했으나 2021년 10월 말(4692억달러) 이후 서서히 규모가 줄었다. 2022년부터 본격화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정책금리 인상 등 영향이다. 지난달 말 기준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4110억1000만달러로 집계됐다. 2020년 6월(4107억5000만달러) 이후 4년7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심리적 지지선인 4000억달러에 근접한 상태다.

출렁이는 외환시장 역시 금 보유 확대에 우호적이지 않다. 강달러 기조가 이어지던 지난해 말 비상계엄 사태까지 발생하면서 원·달러 환율은 1500원 선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뛰었다. 이에 외환당국은 외환보유액을 일부 헐어 환율을 방어하는 외환시장 변동성 완화 조치에 나섰다. 이처럼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로 환율 변동성이 큰 상황에선 달러 등 즉시 대응 가능한 자산의 필요성이 더욱 커진다.


중앙은행 보유 금의 상징적 의미도…당분간 추가매입 힘들다

중앙은행이 매입한 금은 매도 자체가 주는 시그널 등을 고려할 때 유동성 목적으로 팔기 힘들다. 따라서 매입 시기 역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금이 역사적으로 높은 가격변동성을 보였다는 점도 부담이다. 지난해 급등해 가격 부담이 큰 금을 적극적으로 사들인 건 미국과 대립하며 달러 외 안전자산에 대한 요구가 높았던 중국, 주변국 전쟁 등으로 위기 시 안전자산으로의 대응 요구가 커진 헝가리 등이 중심이었다는 평가다.


보유 자체로 이자 등 수익성이 없다는 점도 중장기적 보유 측면에서 부담이다. 현재 우리나라가 보유한 금은 전량 영국 영란은행에 보관돼 있다. 금을 빌려주고 받는 대여수익이 발생하나 이는 대부분 금 보관료로 사용된다.


한은은 당분간 금 추가 매입에 대해 보수적인 입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금이 인플레이션 방어 기능, 달러화 투자 대안으로서의 가능성 면에서 투자 대상의 하나라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투자는 '중장기적 시계에서' 접근한다는 기존의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 한은 관계자는 "현재는 외환보유액 추이와 외환시장 움직임에 보다 주목하고 있는 상태"라며 "금 투자 시점과 규모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다룰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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