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흉기 살해 교사, 나흘 전 교사 팔 꺾고 난동 피워

동료 교사 팔 꺾는 등 폭력적 행동
교육청 "동일 병력으로 더는 휴직 불가"

대전시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 A씨가 학생 김하늘 양(8)을 흉기로 살해한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A씨가 나흘 전에도 교내에서 폭력적인 행동을 보인 사실이 알려졌다.

11일 대전시교육청과 경찰 등에 따르면 A씨는 지난 6일 다른 교사의 팔을 꺾는 등 위협을 가했다. 당시 웅크리고 앉아 있던 그에게 한 동료 교사가 다가와 '무슨 일이냐'고 묻자 갑작스레 팔을 꺾으며 난동을 피운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이 사건이 발생한 초등학교 2층 시청각실에서 현장검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A씨의 행동은 당시 주변에 있던 교사들이 말려야 할 정도였으나 경찰 신고로 이어지진 않았다. 이후 학교 측은 그에게 휴직을 강하게 권고했다. A씨는 정신적 문제 등으로 휴직한 뒤 지난해 12월 복직, 교과전담 교사로 근무해온 바 있다.

학교 측은 이 문제에 대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며 대전시교육청에 뜻을 전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시 교육청은 "동일한 병력으로 더는 휴직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조사 과정에서 관련된 이야기가 나왔으나 오늘 예정된 시 교육청 브리핑에서 정확한 사실을 확인해야 한다"고 전했다.

앞서 하늘양의 부모는 10일 오후 4시30분께 하늘양이 학원에 오지 않았다는 연락을 받고 경찰에 실종신고를 했다. 위치 추적 결과 하늘양의 휴대전화 위치가 학교 2층 시청각실로 나왔고, 학교 관계자 등이 그곳에서 하늘양과 A씨가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경찰은 현장에 CC(폐쇄회로)TV가 없어 초기 사건 경위와 용의자 파악 등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해당 교사가 이날 오후 범행을 자백했다.

하늘양의 부친은 "우울증을 앓는 사람이 다시 학교에 나와서 학생을 가르친다는 게 말이 안 된다"며 "자기 분을 못 이겨 애를 죽였다는 생각이 든다. 학교가 강한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고 말했다.

정예원 인턴기자 ywjung@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