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에 제조 위탁
엔비디아 칩 의존도 줄이기 위한 전략
올트먼 "10년 AGI 등장"
오픈AI가 미국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 및 대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TSMC와 손잡고 자체 인공지능(AI) 칩을 개발한다. 설계에 집중하고 제조는 위탁하는 방식으로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비용 절감 전략을 취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챗GPT 개발사 오픈AI 창업자인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가 4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카카오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정신아 카카오 대표와 대담하고 있다. 강진형 기자
1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오픈AI는 브로드컴과 함께 칩을 개발 중이다. 설계가 완료되면 TSMC가 생산하는 구조다. 오픈AI는 이를 위해 구글의 칩 개발팀에 속해 있던 이들을 영입해 20명 규모의 칩 담당 조직을 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픈AI는 자체 생산 칩 외에도 엔비디아 칩과 함께 마이크로소프트(MS)를 통해 엔비디아 경쟁사인 AMD 칩도 추가로 사용할 계획이다.
오픈AI와 브로드컴은 AI 개발 및 고도화에 쓰는 엔비디아 칩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이번 협력을 추진한 것으로 파악된다. AI 모델을 개발하려면 가속기가 최소 수백 대에서 수천 대는 있어야 하는데, 엔비디아의 첨단 AI 가속기 가격은 대당 6000만원을 뛰어넘는다. 데이터센터 하나를 가동하려면 많게는 수조, 수십조원이 소요되는 셈이다. 현재 글로벌 AI 칩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점유율은 90%가 넘는다.
오픈AI의 자체 칩은 추론에 특화된 제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AI 학습용 칩의 수요가 많다. 하지만 점차 AI 애플리케이션(앱)이 느는 추세여서 향후에는 AI 추론용 칩 수요가 학습용 칩 수요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오픈AI가 직접 칩 생산까지 주도하기 위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기로 했던 계획은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 오픈AI가 파운드리 구축에 필요한 막대한 비용과 시간으로 인해 해당 프로젝트를 현재 포기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한편 오픈AI 최고경영자(CEO)인 샘 올트먼은 10년 내 사람과 맞먹는 수준의 범용인공지능(AGI)이 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AI 발전 속도가 컴퓨터 성능이 18개월마다 두 배 향상된다는 '무어의 법칙'보다 훨씬 빠르다는 이유에서다.
올트먼은 9일(현지시간)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3가지 관찰(Three Observations)'이라는 글에서 "우리의 목표는 AGI가 인류 전체에 혜택을 주도록 하는 것"이라며 "AGI로 향하는 시스템들이 점차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AGI 덕분에) 10년 내 아마 지구상의 모든 사람이 오늘날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보다 더 많은 것을 성취할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 근거로 AI 개발 속도를 꼽았다. 올트먼은 "AI 개발은 계속 빠른 진전을 보이고 있다"며 "AI 발전 속도는 '무어의 법칙'보다 훨씬 빠르다"고 했다.
AI 성능 발전이 가져올 사회 경제적 변화도 강조했다. 그는 "AI 성능이 조금만 발전해도 사회·경제적 파급 효과는 훨씬 크다"며 "이는 AI에 대한 기하급수적인 투자를 멈추면 안 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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