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임 기한 '지배구조 내부 규정' 개정 관련
"미리 리스크 차단할 수 있었다"
與 완화 요구 DSR 3단계는 "예정대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 3년 연임 '지배구조 내부 규정' 논란이 인 데 대해 "미리 후보자를 정해 관련 리스크를 막을 수 있었다"고 하나금융을 10일 비판했다. 함 회장과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등을 향해 "미래지향적 최고경영자(CEO) 승계구도와 거버넌스(지배구조)를 이룩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권이 지방 미분양 주택 구입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을 한시적으로 완화해달라고 요청한 데 대해 "오는 7월 스트레스 DSR 3단계 조치를 원칙대로 진행해야 한다는 데 이견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음은 이복현 금감원장 기자간담회 일문일답이다.
▲하나금융 차기 회장 선임 관련 회장 연임과 관련해 논란이 일었다. 연임에 문제가 없다고 보나.
=롱 리스트 작성 전 연임 규정을 바꿔서 (개정이) 지배구조 모범규준을 어긴 것은 아니다. 금감원이 2년, 3년 중 무엇이 맞는다고 평가할 위치는 아니다. 다만 조금 더 빨리 (개정을) 했다면 훨씬 모양새가 좋았을 것이다. 연임 절차 관련 허들(제동장치)을 만들었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있다. 함 회장은 연임 부담 없는 상태에서 (연임)하게 됐다. 앞으로 어떻게 승계구도를 만들지, 향후 금융권이 좀 더 미래 지향적 거버넌스를 이룩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임 회장도 마찬가지다.
▲부당대출 사건에 연루된 대형금융사 규율 과정에서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둘 것인가.
=금융그룹 지주회장, 은행장, 각 부문 (본부장급) 책임자들이 단기 성과 압박에 시달리면서 (성과와) 소비자 보호 간 조화를 이루는 데 대한 고민이 부족했다. 금융 당국이 주요 금융회사 인사와 성과 평가, 내부 통제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공감대가 어느 정도 형성돼 있다는 전제 하에 (금융사) 중장기 리스크 관리와 내부 통제 강화가 연결되도록 (규율)하겠다. 금융권 임원들이 책무구조도를 실질적으로 운영해 책임과 권한을 명확히 하도록 유도할 것이다. (부당대출 사건 연루) 우리금융, KB금융, NH농협금융 모두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어서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
▲금감원 기준상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 친인척 금품수수는 부당대출이지만, 파생상품 사고는 아닌데.
=파생상품 운영 과정에서 친소관계를 이용해 여신을 취급하는 과정이 적절했는지, 점검해야 할 리스크를 점검했는지, 실행하면 안 된다는 실무자 의견을 무시했는지 등 여러 차원에서 문제가 있다. 손 전 회장 건에서도 지주회장, 은행장, 여신금융담당 본부장 선에서 특정 네트워크를 통해 사람을 소개해주는 것이 우리 사회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 (고민해야 한다). 지주회장, 행장, 여신담당 본부장이 친척, 친구, 가족을 지점장에게 소개해도 되는지에 대한 행위 규범을 확립하는 데 대한 문제가 있다. 개인적 관계가 (여신 등 의사결정에) 작동하지 않도록 엄정하게 관리하는 문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금융 검사 결과를 발표한 지 1주일이 지났다. 우리금융 경영실태평가 등급 산정 진전이 있었나. 언제 금융위원회에 보낼 것인가.
=소비자보호, 운영 등에 대한 근본적 리스크와 자본적정성 문제는 기존 기조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 주요 인수합병(M&A) 인허가 관련 지난주부터 (금감원) 임원, 국장, 실무 라인과 해당 금융사 간에 조금 더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다. 금융위에도 저희(금감원) 입장과 관련한 소통을 활발히 하고 있다. 우리금융 생명보험사 인수와 증권사 본인가 건이 있다. 증권사 본인가 건은 최대한 신속히 하겠다. 2개월의 심사 기간을 저희가 다 써서 금융위가 평가할 시간을 드리지 않으면 안 된다.
▲정치권의 DSR 규제 한시 완화 요청에 대한 의견은.
=부동산 수요를 촉발하는 방식이 경기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 가계 자산 포트폴리오 (부동산) 쏠림 현상이 심하다. 금융사들이 과연 중장기적으로 (대출) 리스크 심사를 적절하게 하는지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있다. 스트레스 DSR 3단계 정책을 원칙대로 진행해야 한다는 정책 방향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전혀 이견이 없다. 다만 구체적 내용에 대해서는 시장과 소통해야 할 것 같다. 상반기에 관리 목적 DSR 등 포함 여러 기술적 부분을 점검하기 위해 은행과 금융업권, 금감원 태스크포스(TF)에서 논의하겠다. 오는 7월 DSR 3단계 시행을 위해 최소한 6월 이전까지는 방향을 무조건 잡아야 하고, 그렇게 논의할 것이다.
▲대기업 그룹 심층 모니터링, 주채권은행의 엄격한 관리를 유도한다고 했다. 은행·보험사 신디케이트론(공동 대출) 규율은 어떻게 할 것인가.
=금융 쏠림, 불안전성 문제를 고려해 금감원은 주요 산업별 주채무계열 현황분석 등을 한다. 2022년 말부터 건설업, 석유화학 산업 등 실물경제 리스크가 금융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했다. 정보를 금융위를 통해 정부와 공유해야 한다고 생각해 선제적 모니터링 결과를 경제·금융당국과 공조하고 있다. 건설업 신디케이트론은 (좀 더 조심스럽다). 저희가 마치 건설업에 대단한 구조조정이 필요한 것처럼 걱정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부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매각 등이) 사회적 화두로 떠오른 만큼 지난 2~3년(2022~2024년)보다는 좀 더 적극적으로 (부실채권 매각을 유도할)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삼성화재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공시 후 삼성 측에서 (삼성화재의) 삼성생명 자회사 편입 관련 어떤 메시지를 전해왔나.
=(언론 등) 외부에서 알려주지 않아도 금감원 내부적으로 다양한 검토를 하고 있다. 실제 신청 과정은 시장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조심스러운 문제다. 다만 자회사 편입이 가능하다면 저희가 검토를 해야 한다. 컨틴전시(비상) 플랜 차원에서 여러 검토를 하고 있다.
▲원장 임기가 4개월가량 남았다. 남은 재임 기간 우선 순위는.
=상반기 실물경제 이슈가 금융권에 주는 부담이 굉장히 큰 만큼 앞으로 업권 간담회에서 해당 현안에 대한 문제의식에 (주안점을 둘 것이다). 은행 업권도 과거처럼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등 외형 경쟁을 하기 어려워질 것이다. 어떻게 자금을 운용하고 (제조업체 등에) 공급할 지가 현실적 문제로 와닿을 것이다. 금융지주 회장, 금융사 최고경영자(CEO) 누가 됐든 당국의 문제의식과 해결 과정에 함께 호흡해달라고 간곡히 (그들을) 설득하는 것이 제가 할 수 있는 마지막 역할이라 생각한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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