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인터뷰서 EU 현실 작심 비판
"유럽, 세계 데이터센터 20% 목표로 해야"
"투자 위해선 美·아랍권 자본 유치 필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작년 7월 22일(현지시각) 파리 엘리제궁에서 열린 올림픽 외신기자 리셉션에서 발언하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미국 CNN과의 인터뷰에서 유럽의 AI 경쟁력 부족이 심각하다고 지적했다./연합뉴스
"유럽은 인공지능(AI)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습니다."
이번 주 프랑스 파리에서 AI 정상회의를 인도와 공동 개최하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유럽의 AI 경쟁력 부족이 심각하며 이런 상황이 유럽연합(EU)에 큰 경제적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AI 전략이 필요한 이유로 "미국과 중국과의 격차를 좁혀야 하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마크롱은 또 "유럽이 단순한 AI 소비자로 전락할 위험에 처해 있다"며 "이로 인해 기술 발전과 방향성을 통제할 능력을 잃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챗GPT' 개발사인 오픈AI를 중심으로 미국 기업들은 전 세계 AI 패권 경쟁을 주도하고 있다. 미국 정부 역시 전임 바이든 정부 때부터 기술 패권 경쟁을 위해 중국으로의 반도체 칩 수출 제한 조치 등을 통해 자국 기술을 육성·보호해왔다. 중국에서도 미국의 견제를 뚫고 최근 저비용 AI 모델 딥시크가 등장해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AI 경쟁을 위해 가장 시급한 방안은 유럽 전역의 투자 확대와 친(親)기업 방향의 규제 개혁이다. 프랑스 단일 국가만 보면 원자력 기반 에너지 자급률이 높은 국가로, 대규모 데이터센터 구축에 유리한 위치에 있다. 몽 발레리앙 군사시설은 AI 기술을 활용해 차세대 항공모함 설계/방위산업 기술 개선 목적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이는 드론 방어 기술 개발에도 적용될 방침이다. 반면 유럽 전체로 범주를 넓히면 얘기가 달라진다. 유럽은 전 세계 컴퓨팅 파워의 3~5%만 보유하고 있어 AI 경쟁에서 불리하다는 평가다.
마크롱 대통령은 "유럽이 세계 데이터센터의 20%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미국과 걸프 지역(아랍권)의 자본 유치가 필수적"이라며 "유럽이 AI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더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2~3월 중에는 AI 스타트업을 위한 규제 개혁 로드맵도 발표할 예정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불필요한 규제를 없애고 현재 환경을 단순화해야 한다"며 "유럽은 친기업적인 환경을 조성하고, 미국과 보조를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문제의식은 프랑스가 10~11일(현지시간) 열리는 파리 AI 정상회의를 추진하게 된 배경이기도 하다. 즉 프랑스가 AI 관련 글로벌 논의와 정책 결정의 중심이 되기를 원하는 마크롱의 전략적 움직임 중 하나다. 그는 또 "그는 이번 AI 정상회의가 유럽에 중요한 '경종(wake-up call)'이 되길 바란다며, 유럽이 AI 경쟁에서 주도권을 되찾기 위한 변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협상 무기로 관세 카드를 꺼내 든 것과 관련해 마크롱 대통령은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구글과 애플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디지털 서비스 수출액이 상당하지만, 집계서 누락됐다는 것이다. 미정부에 따르면, 2024년 미국의 대(對)EU 무역 적자는 269억달러 늘어난 2356억 달러로 집계됐다. 마크롱 대통령은 "무역적자 계산에서 유럽의 디지털 서비스 지출을 제외하고 있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반박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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