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발 관세 우려가 증폭되면서 10일 한국 증시는 관련 리스크로 급락세를 보인 지난 3일처럼 주가 하방 압력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25% 관세 부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미국 프로풋볼 결승전인 슈퍼볼이 열리는 뉴올리언스로 이동하는 전용기(에어포스원) 안에서 기자들에게 이 같은 계획을 공개했다. 그는 "미국으로 들어오는 어느 철강이든 25% 관세를 부과받게 될 것"이라며 "알루미늄도 그렇다"고 말했다.
여기에 11일 또는 12일엔 무역 상대국 간 동등한 세율의 관세를 부과하는 '상호관세'를 발표할 계획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 관세 등 불리한 교역 조건을 적용하는 국가와 공평한 교역을 위해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지난 7일(현지시간) 뉴욕증시 3대 지수는 1% 안팎으로 떨어지며 마감했다. 미국 소비자들의 기대 인플레이션이 이례적으로 급등한 데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주 다수 국가에 상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투자심리가 악화한 것이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44.23포인트(0.99%) 밀린 4만4303.40에 거래를 마감했다. S&P500지수는 57.58포인트(0.95%) 떨어진 6025.99, 나스닥종합지수는 268.59포인트(1.36%) 급락한 1만9523.40에 장을 마쳤다.
이날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국 증시는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 여부, 미국의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소매판매 등 주요 경제지표,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상·하원 청문회 발언, 카카오 ·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국내 주요 기업 실적 등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상호관세 발표 과정에서 지난 3일과 같은 주가 하방 압력이 발생할 소지가 있다"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다만 현재 트럼프 정부의 전략이 '선 관세 부과 후 협상 유도'란 점을 고려하면, 향후 관세는 주가 방향성에 영향력을 행사하기보다는 진폭만 만들어내는 데 국한될 것"이라며 "11~12일 잇따라 예정된 상·하원 청문회에서 나올 파월 의장 발언도 중요 이벤트가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이번 주 국내 증시는 지수 방향성은 정체된 채 업종별 순환매 장세의 성격이 짙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이례적으로 급등한 기대 인플레이션에 시장은 우려를 키웠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의 '2월 인하 가능성'은 8%로 하락했다"며 "물가 우려와 트럼프 관세 정책, 파월 발언 등에 시장 흐름이 연동할 것으로 보인다. 금리와 달러가 재차 반등할 수 있는 만큼, 차분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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