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엑사원 개발비, 딥시크보다 적은 70억
카카오 "딥시크 방향, 어려운 이슈 아냐"
해외 빅테크도 '가성비' AI모델 속속 출시
중국의 딥시크 출시 이후 ‘저비용 고성능’ 인공지능(AI) 모델 간 경쟁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구글에 이어 프랑스 AI기업인 미스트랄이 자체 챗봇을 공개했으며 국내에선 오픈AI와 손잡은 카카오가 비용효율적인 AI모델 개발계획 수립에 착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고가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장만하기 어려운 스타트업들은 소프트웨어 기술을 앞세워 성능을 극대화하고 있다.
유럽판 ‘챗GPT’로 불리는 프랑스 스타트업 미스트랄은 6일(현지시간) 자체 챗봇 ‘르 샤(Le Chat)’의 모바일용 애플리케이션(앱)을 출시하며 최신 버전을 공개했다. 미스트랄 공동창업자 아르튀르 멘슈는 이날 자체 챗봇 ‘르 샤’의 모바일용 앱을 출시한 직후 현지 인터뷰에서 “우리는 딥시크보다 더 효율적으로 모델을 훈련할 수 있다”며 향후 딥시크를 뛰어넘는 기술 발전을 선보이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구글은 5일 AI 모델군을 공개하면서 ‘제미나이2.0 플래시라이트’ 모델에 대해 “가장 비용 효율적”이라고 소개한 바 있다. 오픈AI는 지난달 말 추론형 소형 모델 ‘o3 미니’를 선보였다.
국내에서도 효율성을 높인 AI모델이 등장하고 있다. LG경영개발원 산하 AI연구원은 ‘엑사원 3.5’ 32B 모델 개발에 투입한 비용이 약 70억원이라고 밝혔다. 엑사원 3.5는 LG 계열사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개발된 AI 모델로 지난해 12월 출시됐다.
이 비용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로 알려진 딥시크의 개발비보다 적은 것으로 분석됐다. 딥시크가 지난해 12월 공개한 논문에 따르면 ‘V3’ 모델을 학습시키는 데 투입된 비용은 총 557만달러(80억6758만원)로 집계됐다. 다만 이는 데이터나 알고리즘 관련 과거 연구·실험비용을 포함하지 않은 값이라고 딥시크 측은 명시했다.
엑사원 3.5는 적은 개발비로도 딥시크와 비슷한 성능을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엔 세계 최대 AI 플랫폼 허깅페이스의 거대언어모델(LLM) 평가 ‘오픈 LLM 리더보드’에서 1위를 차지하며 성능을 인정받은 바 있다. 직장인 특화 AI 모델인 만큼 A4용지 100쪽 분량의 장문을 한번에 처리하는 데다가, 직군별 맞춤형 프롬프트 추천이나 복잡한 데이터 분석 같은 기능도 제공한다.
배경훈 LG AI 연구원장은 6일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H100’을 4개월간 투입했고 딥시크가 저비용 개발에 성공할 수 있었던 핵심요소로 꼽히는 전문가혼합(MoE) 기법을 사용했다”고 했다. MoE 기법은 문제 해결에 적합한 특정 모델만 선택적으로 활성화해 학습과 추론에 필요한 계산량을 줄이는 방식이다. 그는 “(LG)그룹 차원을 넘어 글로벌로 공개했다면 더 잘 알려졌을 텐데 아쉬움이 있다”며 “조만간 딥시크 ‘R1’ 수준의 AI 모델을 선보이고 오픈소스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AI 브랜드 ‘카나나’ 출시를 앞둔 카카오도 비용 효율화에 집중할 가능성이 대두된다. 김병학 카카오 부사장(카나나알파 총괄리더)은 간담회에서 “‘카나나’를 만들면서 언어모델 크기에 따라 나노·에센스·플래그로 나눴는데 딥시크를 보고 나선 이(저비용 고성능) 방향으로 어떻게 개발할지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우리도 따라갈 수 있고 어려운 이슈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저사양 GPU를 활용해 AI 개발비를 줄이는 스타트업도 있다. AI 인프라 솔루션 기업 ‘모레’는 엔비디아 하이엔드 GPU인 ‘H100’ 없이 소프트웨어 기술을 통해 고성능 AI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이 회사 조강원 대표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엔비디아 GPU는 1~2개뿐”이라며 “고성능 GPU도 어느 정도 필요하겠지만 대안적 반도체를 도입하고 컴퓨팅 인프라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역량을 갖추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 AI스타트업 대표는 “앞으로 비용 효율화 경쟁이 가속화할 것”이라며 “개발비용이 10억원 선까지 내려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영주 기자 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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