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블랙핑크 등 완전체 복귀 초읽기
매출원 서비스 성격 강해 관세 영향 제한적
국내 엔터주들이 꿈틀대고 있다. 올해 간판 아티스트들의 활동 복귀가 예고된 가운데 엔터 4사의 'K팝 영업지표'가 빠르게 개선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특히 엔터 업계가 최근 국내외 증시를 뒤흔들고 있는 미국발 관세 리스크에서 자유롭다는 점 역시 호재다.
가장 두드러진 강세를 보이는 건 하이브와 YG엔터테인먼트다. 지난해 9월 주가가 바닥을 찍은 뒤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려온 두 기업은 6일 52주 신고가를 나란히 경신하면서 건재함을 과시했다. 올해 들어선 각각 20%, 17% 뛰었다. 경쟁사인 JYP엔터테인먼트와 에스엠은 물론 K팝 상장지수펀드(ETF) 역시 최근 한 달간 평균 15% 수익률을 달성 중이다.
이들 기업의 주가를 견인한 것은 회사를 먹여 살리는 간판스타들의 컴백 소식이다. 하이브의 경우 올해 6월을 기점으로 BTS 멤버 전원이 '군필자'가 된다. BTS의 활동 재개 시기가 확정되진 않았으나, 복귀에 따른 실적 개선은 상수에 가깝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현대차증권은 "BTS의 컴백은 하이브뿐만 아니라 엔터 산업 전반에 트래픽 확대를 가져다줄 것"이라며 2025년 BTS 완전체 컴백으로 인한 하이브의 전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 증가율을 각각 43%, 81%로 제시했다.
YG엔터테인먼트 역시 블랙핑크의 완전체 복귀를 앞두고 있다.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대규모 월드투어가 진행될 예정인 가운데 모객 규모는 기존 월드투어에서 기록한 200만명을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이밖에 JYP엔터테인먼트는 지난달 신인 보이그룹 킥플립이 데뷔 신고식을 마쳤고, 에스엠은 오는 24일 신인 걸그룹 하츠투하츠를 선보이는 등 경쟁사들도 신인 모멘텀을 안고 있다.
굴지의 아티스트들이 복귀하면서 엔터 업계 역시 올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K팝의 핵심 '영업지표'로 꼽히는 공연 모객수가 전년 대비 29% 증가한 1700만명을, 음반 판매량은 10% 늘어난 1억1800만장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된다. 현대차증권은 "2025년 엔터 4사 합산 영업이익을 전년 대비 86% 급증한 6849억원으로 예상한다"며 "그 중심엔 하이브가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하이브의 경우 BTS의 공백 기간을 동사 아티스트들의 일본 입지 확대를 통해 성공적으로 메꿨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화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세븐틴·TXT·엔하이픈이 2024년 오리콘 앨범 차트 톱10 중 4개에 이름을 올렸다"며 최근 일본 엔화 강세에 따른 추가적인 수혜도 기대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는 일본은행(BOJ)이 내년 3월까지 기준금리를 1%까지 인상해야 한다는 당국자의 매파적 발언이 알려지면서 엔화 가치가 지난해 12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엔터 업계가 최근 국내 증시를 뒤흔들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리스크로부터 자유롭다는 점도 호재다. K팝의 주요 매출원인 음원, 공연, 출연 수익 등은 재화가 아닌 서비스여서 관세를 부과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안도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음반의 경우 재화로 분류되지만, 수요층 대부분이 국내 및 아시아 팬덤 위주로 형성돼 있다"며 "10% 보편관세가 적용된다고 하더라도 그에 따른 가격 변동보다 개별 콘텐츠 성패가 훨씬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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