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에도 주요 금융지주 보통주자본비율 13% 방어 성공
작년 이어 올해도 적극적인 주주환원 나설듯
작년 4분기 환율이 급등하면서 금융지주 재무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컸지만 이들이 적극적인 자본관리에 나서면서 건전성의 기준이 되는 보통주자본비율(CET1) 방어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CET1 방어에 성공하면서 올해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주요 금융지주 13%대 CET1 지키는 데 성공
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는 작년 말 기준 CET1이 13.13%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3분기 기록한 13.17% 대비 0.04%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같은 기간 신한금융지주는 13.13%에서 13.03%로 0.1%포인트 하락했고, KB금융지주는 13.85%에서 13.51%로 0.34%포인트 떨어졌다.
은행의 대표적인 재무건전성 지표인 CET1은 보통주자본을 위험가중자산(RWA)으로 나눈 수치다. 국제결제은행(BIS)은 CET1 8% 이상을 권고하고 있으며, 우리 금융당국과 금융지주들은 보다 안정적인 13% 이상을 목표로 한다. CET1이 13%를 초과하면 남는 자본은 자사주 매입과 소각, 배당 등 보다 적극적인 주주환원에 쓸 수 있다는 입장이라 시장에서는 금융사 밸류업 정책의 핵심 지표로도 삼는다.
금융권에서는 작년 12월 계엄 사태 이후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금융지주의 CET1 비율이 크게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환율이 급상승하면 CET1 계산의 핵심 지표인 외화표시자산 RWA의 원화 환산액이 늘고, CET1이나 총자본비율 등 은행의 건전성 지표가 전반적으로 하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환율이 100원이 오른다면 CET1 비율이 산술적으로 최대 0.3%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달러 평균 환율은 작년 9월 기준 1332원에서 12월 1436원으로 1분기 만에 100원 이상 급등했다.
이런 우려에도 하나금융지주는 작년 3분기에서 4분기까지 CET1이 0.04%포인트 하락에 그쳤고, 신한금융지주도 0.1%포인트 하락하며 양호한 결과를 보였다. KB금융지주는 0.34%포인트 하락하며 다른 회사에 비해 낙폭이 컸다.
적극적인 RWA 관리로 건전성 관리, 올해도 주주환원 정책 이어갈 듯
환율 급등에도 금융지주들이 CET1 방어에 성공한 것은 작년 4분기 적극적인 RWA 관리에 나섰기 때문이다. 은행들이 위험도가 높은 RWA를 청산하는 등 환율 급등에 맞서 선제 대응에 나선 것으로 파악된다.
하나금융지주 관계자는 "환율 상승에도 그룹 차원의 전사적 RWA 관리 노력과 수익성 중심의 자산 성장 전략이 더해진 결과"라고 설명했다. 신한금융 측도 "4분기 적정 RWA 관리를 통해 안정적 수준의 자본 비율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4분기 환율 급등에도 하나금융의 CET1은 소폭 하락에 그쳤다"며 "파생상품 민감도가 커지면서 환율 상승 효과가 작용했지만, 위험도가 높은 RWA의 축소 및 매각 등의 관리 노력으로 부정적 영향을 상쇄했다"고 분석했다.
KB금융의 경우 CET1 낙폭이 타사에 비해 컸지만 여전히 업계 1위를 유지할 만큼 안정적이라는 평가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 영향으로 인해 KB금융지주의 CET1이 기대보다는 낮았다"면서도 "환율이 외부적인 영향인 만큼 안정세를 찾으면 향후 지표가 개선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주요 금융지주들이 고환율 방어에 성공하면서 작년에 이어 올해도 적극적인 밸류업 정책이 이어질 전망이다. 하나금융지주는 올해부터 연간 현금배당총액을 고정하고 분기별로 균등 현금배당을 시행해 배당 규모에 대한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한편, 자사주 매입·소각 비중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신한금융지주도 작년 40% 아래였던 총주주환원율을 최고 44%까지 끌어올릴 예정이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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