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씨·신한카드 사용액 분석해보니
지난해 12월 관광소비 3조5578억
코로나19 겨우 회복하나 싶었는데
계엄 여파에 4년 만에 다시 감소세
지난해 12월 내국인 관광소비가 80억원가량 줄었다. 성수기로 꼽히는 12월의 관광소비가 줄어든 건 코로나19가 유행했던 2020년 이후 4년 만이다. 갑작스러운 비상계엄 사태로 소비심리가 얼어붙으면서 관광업이 타격을 받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26일 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하는 빅데이터 분석 서비스 ‘한국관광데이터랩’이 비씨카드와 신한카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내국인 관광소비액은 3조5578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12월 3조5656억원에서 78억원 줄었다. 같은달 기준 내국인 관광소비가 줄어든 건 2020년 이후 4년 만이다. 관광소비는 코로나19 영향으로 2020년 2조847억원까지 쪼그라들었지만, 이후 2021년(2조8638억원), 2022년(3조5318억원)을 거치며 점차 회복하는 추세였다.
특히 식음료업이 직격탄을 맞았다. 외지인이 관광지의 일반음식점, 음료점, 주점 등에서 쓴 금액은 지난해 12월 1조7191억원이다. 전년 같은 월 1조8878억원에서 1687억원(8.9%) 줄어든 규모다. 같은 기간 철도와 고속버스 같은 육상운송업도 1002억원에서 910억원으로 줄었고, 항공운송업도 590억원에서 558억원으로 감소했다. 문화서비스 소비의 경우 전년보다 79억원 줄어든 382억원에 그쳤다.
관광소비 감소는 12·3 비상계엄 사태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불안한 정국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연말특수도 사라졌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12월 소비자심리지수는 88.2로 기준치 100을 크게 하회했다. 전달(100.7)과 비교하면 하락 폭도 크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국면 때는 지수가 3개월에 걸쳐 9.4포인트 내렸는데, 이번에는 한 달 만에 12.3포인트 떨어졌다.
내국인뿐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 증가세 역시 둔화하고 있다. 지난달 방한 중국인 관광객은 전월 대비 11만1000명 줄어든 26만2000명이다. 한국을 찾는 중국인은 올해 상반기만 해도 증가율이 세 자릿수에 달했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점차 줄어드는 모양새다. 일부 국가에서 비상계엄을 이유로 한국 여행을 주의하라고 안내한 점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관광소비 촉진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10일 주요 업무추진계획을 발표하고 문화관광 소비지원 정책을 적극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소상공인과 영세기업에는 특별지원을 강화하고, 피해를 본 관광사업자를 대상으로 500억원 규모의 특별융자를 오는 3월까지 한시 시행한다. 관광 경비부담을 낮추기 위해 비수도권 숙박할인권, 근로자 휴가경비 지원, 대국민 여행캠페인 등을 추진한다.
세종=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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