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출연해 "탄핵 결론 후 입장 밝혀야"
오세훈 서울시장이 탄핵 국면 이후 처음으로 출연한 TV 방송에서 사실상 조기 대선 출마를 준비 중임을 시사했다. 본인의 지지율에 대해서는 '선거가 본격화하면 오르는 경향이 있다'고 전망했다.
오 시장은 지난 25일 오후 TV조선 '강적들'에서 조기 대선 출마 의사를 질문하자 "현직 시장으로서 너무 일찍 입장 밝히는 것은 굉장히 부담스럽다"며 "탄핵 심판 결론 후 입장을 밝히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패널들이 "출마 의사가 100%인 것 같다", "이미 마음을 굳힌 것 같다"고 언급하자 웃어 보이며 별다른 반박을 하지 않았다.
조기 대선 시기에 대해서는 "군사령관들이 이미 구속돼 내란죄로 거의 기소됐거나 하는 상황이라 탄핵 인용 가능성이 확률적으로 높은 것은 사실"이라고 평가했다. 오 시장은 "탄핵 심판이 상당히 복잡해지고 길어질 가능성 있다는 전제하에 준비해야 한다"며 "많은 분이 '벚꽃대선'(4월 말)을 이야기하는데 '장미대선'(5∼6월) 혹은 그보다 더 늦어질 수 있는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했다.
차기 대선 후보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낮게 나오는 것에는 "검투사 전성시대에 검투사가 못 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저는 합리적 중도 쪽으로 많이 분류되는데 그런 분들은 여론조사에 응할 확률이 적다는 점이 간과된다"며 "막상 선거가 본격화하면 제 지지율은 3, 4위에서 갑자기 오르는 경향이 있다"고 봤다.
당내 경선에서 약해 보인다는 평가에 대해 오 시장은 "생각이 많이 다르다. 지난번 이준석 당대표 선출 당시 TK와 PK에서 전략적 선택이 있었는데, 우리 당도 영남에서 전략적 선택이 시작됐다"고 답했다.
친윤·반윤 등 입장을 분명히 밝히지 않는다는 패널 지적에는 "대통령 선택에 대한 국민의 판단 기준이 다를 수 있다"면서 "그러한 입장 표명이 영향을 미치겠지만, 후보가 평생 살아온 궤적과 어떤 비전으로 정치하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맞받았다.
부정선거 주장에는 '동의하기 어렵다'며 선을 그었다. 오 시장은 "저도 2020년 총선 낙선 당시 부정선거 정황에 대해 심층 분석 확인을 해봤는데 하나도 입증된 게 없었다"라며 "그 이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전무후무한 대승을 거뒀다는 점에서 심정적으로 부정선거 주장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강력한 대권 주자로 분류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겨냥해서는 "최근 흐름을 보면 굉장히 마음이 급해졌다는 것이 읽힌다"며 "표면적 본심으로 국민을 속일 수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믿는 국민은 거의 없을 것이고, 갑작스러운 입장 변화는 오히려 본인에게 독이 될 것"이라고 했다.
김영원 기자 fore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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