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형자산 84억 양수 후 곧바로 전액 손상
노스퀘스트 재무구조↑…이익은 누가?
코스닥 상장사 아스타 가 자회사 노스퀘스트를 관계사에 매각하면서 수상한 거래를 한 사실이 포착됐다. 노스퀘스트 지분 59%를 1800만원에 팔고는 노스퀘스트가 보유하고 있던 무형자산을 84억원에 되사온 것이다. 게다가 무형자산 취득 직후 84억원 전액을 손상 처리해 아스타가 대규모 손실을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스타는 2020년 10월 종속회사였던 ‘노스퀘스트’의 지분 59.71%를 ‘인텔렉트 갈로어(Intellect Galore Inc.)’라는 회사에 매각했다. 매각가는 1800만원이다. 노스퀘스트 전체 기업가치를 약 3020만원으로 평가한 셈이다.
노스퀘스트는 아스타의 말디토프(MALDI-TOF) 기술을 기반으로 한 질병진단 시스템에 활용되는 임상 데이터베이스 구축 및 인공지능(AI) 분석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회사다.
아스타는 2016년부터 꾸준히 노스퀘스트에 출자를 했다. 누적 출자금만 130억원 수준이다. 여기에 수십억원의 대여금과 지급보증까지 제공했다. 하지만 노스퀘스트는 매년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고, 아스타는 출자금 거의 대부분을 손실 처리했다.
특히 매각 바로 직전해인 2019년에는 ‘로프트매니지먼트’라는 곳에서 노스퀘스트 주식 60만주를 32억원에 매입하기도 했었다. 노스퀘스트 기업가치를 562억원으로 평가한 셈이다. 그럼에도 불과 1년 만에 기업가치를 3020만원으로 낮춰 잡은 것이다. 로프트매니지먼트는 장헌철 아스타 전 이사가 대표인 관계사다.
특이한 점은 아스타가 노스퀘스트를 매각한 후 노스퀘스트로부터 무형자산 84억원어치를 양수했다는 점이다. 회사 측은 노스퀘스트가 보유한 암 진단 관련 데이터베이스와 미생물 등을 사오는 계약이라고 밝혔다. 기업가치를 3020만원으로 평가해 매각했던 회사에서 84억원의 무형자산을 사온 것이다.
이때 아스타는 무형자산 대가로 노스퀘스트에 약 40억원의 현금을 지급하고 기존에 빌려줬던 44억원 규모의 대여금을 안 받는 것으로 해줬다. 덕분에 노스퀘스트는 부채가 탕감됐고 대규모 현금까지 거머쥐게 됐다.
2020년 말 기준 노스퀘스트의 재무 상태는 총 자산 113억원, 부채 110억원, 자본 3억원이었다. 하지만 아스타에 무형자산을 넘긴 후인 2021년에는 총 자산 145억원에 자본 82억원, 부채 63억원으로 재무구조가 대폭 개선됐다. 2023년에는 자산총계 191억원, 부채총계 67억원, 자본총계 124억원 등으로 더욱 탄탄한 기업이 됐다.
반면 아스타는 84억원 무형자산 때문에 대규모 손실을 입었다. 아스타는 노스퀘스트로부터 사온 무형자산을 곧바로 모두 손상 처리했다. 이에 아스타는 2020년 총 자산의 절반을 날렸다.
회사 측은 “중국식약청(CFDA)의 인증이 지연돼 감사법인이 무형자산을 손상처리 하라고 했지만 감사보고서 발행 직후 인증을 취득해 관련 내용이 소명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소명이 된 부분을 다시 환입 처리해 수익으로 잡고 무형자산으로 계상할 수 있음에도 아스타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현재 아스타의 회계 담당자도 모른다며 감사법인과 검토해보겠다고 밝혔다.
결국 이 거래에서 아스타로부터 노스퀘스트 지분 59%를 인수한 인텔렉트 갈로어는 순자산 124억원 규모 기업을 거의 공짜로 손에 넣은 셈이다. 반면 아스타는 출자금과 대여금, 무형자산 손상까지 합쳐 수백억원의 손실을 봤다.
인텔렉트 갈로어의 대표이사는 고충곤 아스타 전 대표다. 고충곤 대표는 최근 아스타의 대여금이 나간 ‘아퀴다스’라는 법인의 대표이기도 하다. 고 대표는 조응준 아스타 회장과 함께 ‘고성능 감염성 질환 진단 플랫폼’을 개발했다며 2021년 인텔렉트 갈로어의 이름으로 특허를 등록할 정도의 관계다.
이에 대해 아스타 관계자는 “당시 노스퀘스트를 매각해 아스타는 부채 압박에서 벗어나면서 소프트웨어 등 무형자산 결과물을 안전하게 확보한 것”이라며 “조응준 대표가 노스퀘스트 자회사 노스데이터에 주식 담보를 제공해주는 이유는 당시 조 대표가 담보를 제공해 주지 않으면 인텔렉트 갈로어가 노스퀘스트 지분을 인수할 의사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인텔렉트 갈로어는 부채가 자산보다 큰 회사이며, 조응준 대표는 인텔렉트 갈로어의 지분도 전혀 없고, 대표도 아니고, 사내이사도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장효원 기자 specialjh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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