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 "펜션 측 1억7995만원 지급하라"
[판결 결과]
펜션 투숙객이 새벽 4시 무렵 펜션에 비치된 수심이 낮은 수영장에서 다이빙을 했다가 사지가 마비되는 사고가 났다면 90%는 본인 책임, 10%는 펜션 측 책임이라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동부지법 민사11부(재판장 김정곤 부장판사)는 12월 6일 A(사고 당시 24세, 남) 씨가 펜션 운영자 B 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23가합109549)에서 “B 씨는 A 씨에게 1억7995만여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사실 관계]
강원 홍천군에서 펜션을 운영하던 B 씨는 부속시설로 수영장을 설치한 뒤 투숙객들이 이용할 수 있게 했다. A 씨는 2020년 7월 오전 4시경 다이빙을 하다가 수영장 바닥에 머리를 부딪쳐 사지마비 등 상해를 입었다. 수영장은 수영풀과 이를 둘러싼 목재 데크로 구성돼 펜션의 공터 위에 성인의 가슴~허리 정도 높이로 설치돼 있었다. A 씨는 “B 씨는 수영장에 수심을 표시하거나 다이빙 금지를 알리거나 사고 발생 시 즉시 보호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인력과 장비를 갖추지 않았다”며 “수영장의 점유자로서 수영장의 설치·보존상의 하자를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책임 내지 펜션·수영장 이용객에 대한 보호의무를 위배해 손해배상책임이 있다”며 소송을 냈다.
[법원 판단]
재판부는 이 사고가 수영장의 설치 또는 보존의 하자로 인해 발생한 것이라고 인정해 B 씨가 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A 씨가 △성인으로서 위험에 대한 판단능력과 사리분별능력을 갖추고 있었고 △사고 전 이틀 동안 펜션을 이용하면서 수영장의 수심이 자신의 허리 정도이며 다이빙을 할 경우 위험하다는 사실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음에도 다이빙을 해 사고를 당한 점 등을 고려해 B 씨의 책임을 10%로 제한했다.
재판부는 “해당 수영장의 높이상 다이빙 자세로 입수할 경우 신체가 바닥에 강하게 부딪히는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 B 씨는 사전에 이용객이 다이빙을 못하게 경고하거나 경고 표지를 만들어 사고 위험을 미리 방지할 필요가 있었다”며 “사고 당시 수영장 수영풀 안쪽 벽면에 다이빙 금지 표시가 부착되어 있기는 하지만, 이는 B 씨가 별도로 마련한 것이 아니라 수영풀 제품에 접착된 작은 크기의 제품 안내표시에 불과하고 위치나 크기를 보면 이용객들이 이를 야간에 알아보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고 수심 표기는 없었다”고 밝혔다.
또 B 씨나 펜션 직원이 수영장의 낮은 수심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사고에 대해 사전 경구나 주의를 주는 조치가 없었다고도 지적했다.
재판부는 “야간에 수영장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차단하는 시설을 설치하거나 덮개 등을 씌워 이용을 제지하지 않았다”며 “B 씨는 ‘밤에 출입계단을 막아놨는데도 A 씨가 무리하게 넘어가 이용했다’고 주장하지만, 그가 울타리라고 주장하는 부분은 이용객들이 수영풀 이용 시 보행 및 놀이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수영풀 높이에 맞춰 연접해 설치해 둔 목재 데크 부분으로 출입을 통제하는 구조물이 아니고 높이도 손으로 짚고 쉽게 올라갈 수 있는 개방형 구조여서 차단 시설이 설치돼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새벽 4시경 수영장 일대가 어두운 상태였고 수영장 바닥의 조명이 꺼져있어, 어두운 상태에서 수영을 할 경우 바닥에서의 거리를 가늠하기 어려워 사고 발생 위험이 높다는 점도 지적했다.
재판부는 사고로 인한 A 씨의 치료비 등 재산상 손실을 16억9952만원으로 보고, 펜션 측은 이 금액의 10%와 위자료 1000만원을 더한 1억7995만원을 A 씨에게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박수연 법률신문 기자
※이 기사는 법률신문에서 제공받은 콘텐츠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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