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8대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 선거 사전투표가 진행되고 있는 22일 기호 3번 조순열 후보가 "민간 기업이 선거에 개입하고 있다"며 해당 기업의 지지를 받고 있는 기호 1번 박종흔 후보에게 공식적으로 해명을 요구했다.
조 후보는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 선거에 대한 외부 세력 부당 개입을 규탄한다">는 제목으로 올린 글에서 "법률플랫폼 로앤굿 민 모 대표는 22일 자신이 직접 '만들었다'고 밝힌 '법조포럼'을 통해 박종흔 후보에 대한 공식 지지를 선언함과 동시에 불특정다수 변호사에게 문자메시지를 발송하여 '박 후보에게 한 표를 달라'고 호소한 바 있다"며 민명기 로앤굿 대표가 발송한 것으로 보이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캡처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진을 함께 게시했다.
조 후보는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 선거에 사기업이 개입한 의혹이 불거졌다"며 박종흔 후보에게 공식 입장을 밝혀줄 것을 요구했다.
조 후보가 게시한 메시지 캡처 사진에는 '법조포럼은 1번 박종흔 서울회 회장 후보를 강력하게 지지하고 있습니다', '오늘 꼭 가까운 투표소에서 투표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투표소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링크 첨부하오니, 참고 부탁드립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조 후보는 "비변호사인 법률플랫폼 로앤굿 민 모 대표의 선거개입은 서울지방변호사회의 독립성과 무결성을 훼손하는 행위"라며 "정의·윤리의 요새인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을 뽑는 선거에 민간 기업이 개입하여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시도는 법 제도의 근간을 훼손하는 불법행위다"라고 적었다.
또 그는 "법률플랫폼의 선거개입은 변호사회의 자율성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법조계 전체에 대한 공공의 신뢰를 저하시킬 수 있다"며 "서울지방변호사회는 어떠한 민간 기업의 부당한 영향·개입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고 했다.
조 후보는 "로앤굿 대표 민 모씨는 언론 인터뷰 등에서 직접 '법률시장 확대를 위해 법조포럼을 만들었다'고 밝힌 바 있다"며 "법조포럼을 통해 서울지방변호사회 선거에 개입하려는 행위에 대해 로앤굿은 물론, 법조포럼과 이들의 지지를 받는 박종흔 후보도 직접 해명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민간 기업들의 잇따른 선거개입 시도로부터 서울지방변호사회의 독립성을 지켜내는데 앞장 설 것이며, 선거개입에 대한 진상을 규명하고 엄중한 법적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로앤굿과 법조포럼, 박종흔 후보는 진상을 밝히고 서울지방변호사회 소속 변호사들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조 후보는 서울지방변호사회 부회장이었던 지난해 9월 민 대표를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한 바 있다. 민 대표가 '2024 법률시장 리포트'라는 책자를 배포하면서 자신을 변호사라고 표시했는데, 당시 민 대표는 변호사 등록이 취소된 상태였기 때문에 변호사 자격이 없는 상태였다는 이유였다.
민 대표는 2020년~2021년 로앤굿에서 채용한 청년 근로자에게 주 5일을 근무시키고 200만원을 줄 것이라고 신고한 뒤 실제로는 주 1일만 근무시키고 40만원을 지급, 고용노동부로부터 1억2000여만원의 청년고용 보조금을 받아 챙긴 혐의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확정받았다. 이후 변호사법에 따라 변호사 등록이 취소됐다.
관련 이슈로 지난해 9월 민 대표와 공방을 벌였던 기호 2번 박병철 후보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외부 세력의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 선거 부정 개입을 규탄한다'는 제목의 성명서와 함께 민 대표가 보낸 메시지 사진을 게시했다.
박 후보는 "법률플랫폼 로앤굿의 민명기씨는 제98대 서울지방변호사회 임원 선거 조기 투표가 진행 중인 22일 자신이 대표를 맡은 '법조포럼' 명의로 변호사들에게 기호 1번 박종흔 후보와 특정 감사 후보를 지지해 달라는 문자를 발송했다"며 "민명기 대표는 사기 미수 등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고 법무부 명령에 의하여 변호사 자격이 직권 취소된 비(非) 변호사로서, 피선거권과 선거권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변호사회 선거에 노골적으로 개입한 사실에 깊은 우려를 표하며 즉각 개입 의사를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고 적었다.
또 박 후보는 "로앤굿 민명기 대표와 그들의 지지를 받은 기호 1번 박종흔 후보 모두 회원 앞에서 사과와 함께 납득할 만한 해명을 해주기를 촉구한다"며 "아울러 두 번 다시 이러한 외부단체의 선거 개입이 발생하지 않도록 서울지방변호사회 선거관리위원회에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요구한다"고 했다.
제98대 서울변회 회장 선거에는 ▲기호 1번 박종흔 법무법인 신우 대표변호사(사법시험 41회) ▲기호 2번 박병철 법무법인 로얄 대표변호사(변호사시험 6회) ▲기호 3번 조순열 법무법인 문무 대표변호사(사시 43회)가 출마했다. 이 중 조 후보는 지난 20일 차기 변협회장에 당선된 김정욱 당선자와 러닝메이트로 이번 선거에 출마했다.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 선거 본투표는 24일 진행된다.
최석진 로앤비즈 스페셜리스트 csj040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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