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인바운드 마케팅 나서
오늘 스페인 국제관광박람회
장미란 차관 참석해 유치 모색
관광公 올해 'K-관광 로드쇼'
12개 도시에 홍보지점 신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 등 유관 정부 기관이 외래 관광객 유치를 위해 공격적인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여행) 마케팅에 나선다. 올해 정부는 외래 관광객 1850만명 유치를 목표로 세웠으며, 궁극적으로는 2000만명 시대를 열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외래 관광객 2000만명은 원래 지난해 달성해야 할 목표였지만, 예기치 못한 변수들로 실현되지 못했다. 22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11월까지 외래 관광객은 1510만명에 그쳤고, 12월 초 비상계엄 사태로 인해 정국 혼란이 가중되면서 최종 관광객 수는 1600만명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2019년 코로나19 이전 외래 관광객은 1750만명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으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해 2021년에는 100만명 이하로 급감했다. 이후 회복세를 보이고 있었지만, 최근의 정국 불안이 관광 산업에 다시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조사 결과, 관광 산업은 국내총생산(GDP)의 약 5%를 차지하며 연간 90조원 이상의 경제적 파급 효과를 창출한다. 2023년 기준 외래 관광객 1인당 평균 지출액은 약 1513달러(약 217만원)로, 관광객 100만명 감소는 약 2조원 이상의 수익 손실을 의미한다. 특히 지역경제에 의존도가 높은 관광 소도시는 관광객 감소로 인해 생계 기반이 흔들릴 위험이 크다.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외래 관광객 2000만명 유치를 위해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또한 장미란 문체부 제2차관은 22(현지시간)일부터 26일까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2025 스페인 국제관광박람회(피투르)’에 참가해 유럽 및 중남미 관광객 유치를 적극 모색할 예정이다. 유럽과 중남미는 방한 규모는 아직 작지만, 성장 가능성이 큰 시장으로 평가된다. 예컨대 스페인의 지난해 방한객 수는 2019년 대비 153% 증가했으며, 멕시코는 직항편 재개로 187.9% 늘어나는 성과를 보였다.
한국관광공사는 올해 뉴욕, 베이징, 도쿄 등 해외 20개 주요 도시에서 ‘K-관광 로드쇼’를 개최하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12개 도시에 ‘홍보지점’을 신설해 신규 시장을 개척할 예정이다. K-팝과 연계한 사업도 기존의 콘서트 중심에서 e스포츠, 태권도 등 다양한 K-스포츠 특화상품으로 확대한다.
정부는 상반기에 관광 부문 예산의 약 70%를 조기 집행할 방침이다. 김정훈 문체부 관광정책국장은 "정국 불안의 시차 효과로 인해 봄에 관광업계 피해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며 선제적 대응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문체부는 상반기 내내 관광 수요를 촉진하기 위해 ‘여행가는 달’ 캠페인을 3월로 앞당겨 시행한다. 이를 통해 150만명에게 혜택을 제공하며, 디지털 관광주민증 운영 지역을 45개로 확대한다. 또한 워케이션, 야간관광 프로그램, 지역 숙박 할인쿠폰 100만장 배포 등 지역 체류형 관광 활성화에 힘쓸 계획이다.
서원석 경희대 호텔관광대학 교수는 "외래 관광객 수가 역대 최고치였던 2019년에 근접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웠던 상황에서 이제는 완전한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며 "다만, 지난해 12월 발생한 정국 불안이 장기적으로 관광 산업에 영향을 미칠지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제 관광 산업이 양적 성장보다는 질적 성장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단순히 관광객 수를 늘리는 것보다 이들이 얼마나 오래 체류하고, 얼마나 소비하느냐가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올해 10월 경주에서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절호의 기회"라며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경주와 경북이 보유한 다양한 문화관광 자원을 세계에 알린다면, 지역 관광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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