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합덕파출소에서 있었던 일
통화 중인 시민과 종이 소통하며
보이스피싱범 잡으러 함께 출동
보이스피싱으로 의심되는 전화를 받고 파출소를 찾아 침착하게 대처한 시민의 모습이 화제다. 21일 대한민국 경찰청 공식 유튜브 채널에는 '쉿! 시민이 경찰에게 조심스레 다가온 이유는?'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해당 영상에 따르면 지난 9일 충남 당진시에 위치한 합덕파출소에 한 시민이 조심스럽게 방문했다.
이 시민은 파출소에 들어서자마자 경찰관에게 조용히 해달라는 손짓을 보이며 자신의 휴대폰을 가리켰다. 이를 수상히 여긴 경찰관은 곧바로 휴대폰에서 흘러나오는 대화를 들었고, 보이스피싱이라는 사실을 알아챘다. 알고 보니 해당 시민은 대출금을 대신 상환해주겠다는 말을 듣고 이상함을 느꼈다고 한다. 그러나 신고를 위해 전화를 끊지 않고 대화를 이어가며, 차를 끌고 직접 파출소까지 찾아온 것이었다.
경찰관과 신고자는 종이에 글씨를 써가며 소통했고, 보이스피싱범을 잡기 위한 작전을 세웠다. 경찰은 신고자에게 주의사항을 당부한 뒤 함께 보이스피싱범을 찾으러 출동했다. 사복 경찰관은 신고자의 차에 동승했고, 제복 경찰관은 개인 차량을 이용해 뒤따랐다.
잠시 후 신고자는 약속 장소에서 보이스피싱범을 만나 현금 1500만원을 건넨 뒤 곧바로 자리를 떴다. 이 순간 근처에 있던 경찰관들이 보이스피싱범의 주변을 빠르게 둘러싸며 현장에서 검거했다. 영상은 "앞으로도 책임을 다하는 국민의 경찰이 되겠다"라며 마무리된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신고자와 경찰관의 현명한 판단이 대단하다", "신고자의 침착함이 남다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3년 국내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전년 대비 30% 넘게 늘며 2000억원에 육박했다. 보이스피싱 피해자 수는 줄었으나, 고액 피해 사례가 늘어 1명당 평균 피해액이 1710만원에 달했다. 대출 빙자형 피해액이 전체의 35.2%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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