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2025년 1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
이달 소비심리 91.2…전월 대비 3.0P↑
전달 12.5P 급락 후 경기 전망 중심 개선
정치 불확실성 해소·美 관세 정책 완화 기대
지난해 말 비상계엄 사태로 크게 악화했던 소비심리가 이달 소폭 개선됐다. 정치 불확실성 해소 기대, 미국 신정부 관세 정책 완화 기대 등이 작용하며 경기 전망 중심으로 상승했다. 다만 여전히 기준값인 100보다 낮은 90 초반에 머물고 있어 추세 전환으로 보기는 힘들다는 분석이다.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1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1.2로 전월보다 3.0포인트 상승했다.
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를 구성하는 6개 주요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심리지표다. 장기평균치를 기준값 100으로 두고 100보다 크면 장기평균보다 낙관적임을,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CCSI는 지난해 6월(100.9)부터 7월(103.7), 8월(100.8), 9월(100.0), 10월(101.8), 11월(100.7) 등 지속해서 100을 웃돌며 낙관세를 유지했으나 지난해 12월 88.2로 급락했다. 비상계엄 사태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져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국내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다. 이달엔 전달 대비 3포인트 상승, 상승폭이 2023년 5월(3.0) 이후 가장 컸다.
황희진 한은 경제통계국 통계조사팀장은 "91.2로는 완전히 회복됐다고 볼 수는 없다. 여전히 기준값인 100보다 낮고 CCSI를 구성하는 6개 지수가 모두 장기평균보다 낮은 상태"라며 "많이 회복됐다기보다 지난해 12월 워낙 큰 폭으로 하락했기 때문에 그 수준보다는 올라왔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기 전망 중심 회복…6개월 후 정치 불확실성 해소 기대
가계 재정 상황에 대한 인식에서 큰 폭의 변화는 없었다. 현재생활형편CSI(87)는 전월과 동일하고 전망 부문이 올랐다. 생활형편전망CSI(89)는 전월 대비 3포인트 상승했다. 가계수입전망CSI(96)와 소비지출전망CSI(103)는 전월 대비 각각 2포인트, 1포인트 올랐다. 소비지출전망에선 교육비와 교통·통신비 소비 심리가 개선됐다. 다만 이들은 물가상승의 영향을 받는 항목으로, 소비 자체에 대한 심리 회복을 점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분석이다.
경제 상황에 대한 인식에서 향후경기전망CSI(65)가 9포인트 뛰었다. 황 팀장은 "향후 6개월 후의 경기 전망이기 때문에 (계엄 관련) 사법적 절차 등이 정상적으로 작동해 불확실성이 해소된다면 경기가 살아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반영돼 지난달에 비해서는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조사 기간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우려 대비 완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 점 역시 영향을 미쳤다. 황 팀장은 "관세 등 정책 발표가 우호적일 것이라는 기대감만으로도 전망 지수는 움직이나, 여전히 관련해 불확실성이 있는 만큼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경기판단CSI(51)는 지난달 18포인트 급락에 이어 이달에도 전월 대비 1포인트 하락했다. 금리수준전망CSI(97)는 시중은행 가산금리 인하 등의 영향으로 전월 대비 1포인트 내렸다. 취업기회전망CSI(69)는 전월 대비 4포인트 상승했다.
가계 저축 심리는 개선됐으나 부채 상황에 대한 심리는 악화했다. 현재가계저축CSI(93) 및 가계저축전망CSI(95)는 전월 대비 모두 1포인트 상승했다. 그러나 현재가계부채CSI(100) 및 가계부채전망CSI(98)는 전월 대비 모두 1포인트 내렸다.
물가수준전망CSI(151)는 전월 대비 1포인트 상승했다. 주택가격전망CSI(101)는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하락 전환과 매매 감소 등으로 2포인트 하락했다. 임금수준전망CSI(118)는 전달보다 3포인트 올랐다.
향후 1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소비자 물가 상승률 1%대 유지로 내수 부진 우려 등으로 0.1%포인트 하락했다. 3년 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6%로 전월 대비 0.1%포인트 내렸고 5년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6%로 전월과 동일했다. 지난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에 대한 인식 역시 3.3%로 지난달과 같았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의 응답 비중은 농축수산물(48.2%), 공공요금(44.2%), 석유류제품(42.4%) 순이었다. 전월에 비해서는 석유류제품(4.3%포인트), 농축수산물(2.9%포인트)의 응답 비중이 증가했지만, 공공요금(5.5%포인트) 비중은 감소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7일부터 14일까지 전국 도시 2500가구(응답 2330가구)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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