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케어마스터' 3300명까지 육성
올해 구독 사업 확장 목표, '케어' 강조
지난해 구독사업 매출액 4배 가량 ↑
16년 렌탈 노하우 바탕으로 심층 수요 분석
LG전자가 가전구독 사업 모델의 공격적인 확대를 위해 소비자 신용분석을 적용하고 나섰다.
22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나이스평가정보 등 신용평가사 정보를 활용해 고객들의 신용등급을 분석하고 구독 해지율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가전제품 구독서비스는 LG전자의 핵심 사업군으로 꼽힌다. 지난해 구독 사업 매출액은 직전년도 대비 75% 이상 성장해 2조원에 육박했다. 올해 역시 가전제품 구독형 사업모델 확장을 최대 목표로 삼고 있다. 목표 달성을 위해 구독 시장의 가장 큰 리스크인 해지율을 낮추기 위해 소비자 신용정보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다. 그간 가전사가 고객들의 성별, 연령, 가전 사용량, 사용기간, 사용기기 숫자, 가전 소비 취향 등에 대한 광범위한 분석을 진행한다는 사실은 알려져 있었지만, 고객들의 신용정보에 대한 세밀한 분석까지 이뤄진다는 사실은 주목하지 않았다.
이는 2009년부터 16년간 이어왔던 ‘정수기 렌털 서비스’를 통해 쌓아온 구독 운영 노하우를 차용한 것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오랫동안 정수기 렌털 사업을 통해 어떤 잠재 고객을 대상으로 구독을 진행해야 하는지에 대한 수요 조사가 웬만큼 돼 있는 상황"이라며 "나이스평가정보 등 외부업체를 활용해 고객 신용을 분석하는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해지에 대한) 리스크를 방지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LG전자의 가전 구독 사업은 다변화되는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키며 고속 성장하고 있다. LG전자는 2030년까지 구독 사업 매출을 지난해의 3배 이상 규모로 키우고 조 단위 매출액 규모의 유니콘 사업 위상을 넘어 스타 사업으로 육성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LG전자는 구독 서비스 관리자인 전문 ‘케어 마스터’를 기존 1800명에서 1월 현재 3300명까지 늘리는 등 고도화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케어 마스터는 가정을 방문해 케어하는 ‘케어 매니저’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2022년부터 산업인력공단 인증을 부여하는 자격 제도다. 현재 LG전자는 케어 전문 자회사인 하이케어솔루션 산하에 4000여명에 달하는 케어 매니저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들 10명 중 8명이 자격을 부여받은 케어 마스터다. 이는 지난해 세웠던 ‘80% 케어 마스터 육성’ 목표치를 충족한 것이다.
LG전자 관계자는 "매니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서비스의 질을 표준화해 고객에게 기복 없이 우수한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전 구독 사업모델은 조주완 LG전자 사장이 최근 가장 힘을 싣는 분야다. 이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O 2025’에서 "LG전자는 4000~5000명에 달하는 케어 매니저들이 있다는 강점을 가졌고 매니저들이 가정을 방문해 케어하는 것이 구독사업의 핵심"이라고 소개했다.
LG전자가 구독 사업 확장에 매진하는 배경에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구독 시장이 활성화한 데다, 기술 변화 속도가 빨라졌기 때문이다. 또 경기 불황 속에서 일회적으로 상품을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주기적으로 고객과의 접점을 늘릴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는다.
경쟁사인 삼성전자도 지난해 말 가전 구독 사업에 뛰어들면서 본격적으로 구독 시장 공략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AI(인공지능) 구독클럽’을 운영하며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TV 등 주요 가전을 구독 형태로 판매 중이다. 올인원 요금제를 통해 무상 수리 서비스와 케어 서비스를 결합하는 방식으로 차별점을 꾀하고 있다.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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