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1기' 김정은과의 관계 소개
北전문 NK뉴스 "즉흥적 발언 추정
워싱턴 기존 입장에서 벗어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임기를 시작하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핵보유국(nuclear power)"으로 지칭했다. 역대 미 정부 당국자들이 '핵보유국'이라는 용어 사용을 자제해왔기에 외신에서는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난 김 위원장과 매우 우호적이었고 그는 나를 좋아했다. 나는 그를 좋아했고 매우 잘 지냈다"고 자신과 김 위원장의 관계를 소개했다.
이어 "그들은 그게(북한이) 엄청난 위협이라고 생각했다. 이제 그는 뉴클리어 파워(핵보유국)다. 우리는 잘 지냈다. 내가 돌아온 것을 그가 반기리라 생각한다"며 향후 대화 재개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핵보유국이라고 명시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다. 역대 미국 정부의 당국자들은 '핵보유국'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면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용인하는 듯한 뉘앙스를 줄 수 있다는 이유로 자제해왔다.
앞서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 지명자가 지난 14일 인사청문회에서 북한을 "핵보유국"이라고 칭하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역대 미국 정부의 북한 비핵화 목표를 유지하지 않을 수도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핵보유국이라는 용어의 외교적 함의를 인식했는지, 단순히 북한이 핵무기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고자 했는지는 불확실하다.
미국 북한전문매체 NK뉴스는 "트럼프의 발언은 공식적인 정책 선언이라기보다는 즉흥적인 발언으로 보인다"면서도 "이는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으려 했던 워싱턴의 기존 입장에서 벗어나는 내용"이라고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언급은 2017년 백악관을 떠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당시 첫 임기를 시작한 트럼프 대통령에게 주요 안보 위협으로 북한을 지목한 것처럼 이날 퇴임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어떤 위협을 지목했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 과정에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난 우리에게 지금 많은 위협이 있다고 생각한다. (당시) 북한은 잘 풀렸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부동산 사업가 출신의 트럼프 대통령은 사업가적 면모를 과시하기도 했다. 그는 "난 그(김정은)가 엄청난 콘도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는 많은 해안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북한의 부동산 입지가 훌륭하다고 평가한 바 있다. 그는 작년에 했던 한 인터뷰에서는 자신이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당시 김 위원장에게 해안가에 콘도를 지으라고 권한 적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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