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폭력 반대 외치지만 메시지는 상이
국민의힘 "분노할 이유 있어…엄벌주장은 반대 목소리 싹 자르기"
민주당 "국민의힘이 갈등 선동"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이후 극렬 지지층 일부가 서울서부지방법원에 난입하는 사태가 발생하면서 정국이 얼어붙었다. 이번 사태의 전개 방향에 따라 정치 헤게모니 다툼의 물줄기는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은 폭력 사태 비판에는 한목소리를 냈지만, 책임론과 관련해서는 다른 목소리를 냈다. 최근 결집 흐름을 보이는 보수 성향 유권자들이 이번 사태에 어떤 반응을 보일지도 관전 포인트다.
20일 정치권에서는 전날 서울서부지법에서 발생한 시위대 폭력 난입 사태가 화두가 됐다. 국민의힘은 야당이 국면 전환용으로 활용할 가능성에 대해 경계했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 폭력을 동원한다면 어떤 명분으로 정당화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다만 "사법 절차 진행 과정의 문제점들, 국민들께서 분노하시는 이유를 저와 우리 당도 너무나 잘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시위대를 엄벌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반대하는 목소리의 싹을 자르려는 의도이자 국정 혼란을 조장하고 갈등을 키워 이를 정치적인 동력으로 삼으려는 의도"라고 선을 그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되자 일부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서울서부지방법원 내부로 난입해 불법폭력사태를 일으킨 19일 오후 서부지법에서 청사 관계자들이 파손된 시설물과 물품 등을 치우고 있다. 연합뉴스
다만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김근식 국민의힘 전 비전전략실장(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은 "탄핵국면에서 감정이 앞서며 태극기 부대로 지칭되는 아스팔트 우파가 전면에 나서 이들의 목소리가 과잉 대표된다"며 "대통령 옹호론이나 대통령 동정론이 나올 틈이 사라진다"고 우려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 책임론을 제기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윤상현·김민전·김기현·나경원 의원은 위헌, 위법한 비상계엄으로 헌법기관인 국회와 선거관리위원회의 기능을 마비시키려 한 윤석열을 계속 옹호하면서 헌법과 법률을 정면으로 반하는 언행을 일삼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어정쩡한 양비론이 아니라 그간 보인 잘못된 행태에 대해 국민께 사과하고 사법 시스템을 존중하고 법치 확립을 위해 나서라"며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지 말고 국민을 통합하는 길에 나서기 거듭 촉구한다"고 했다.
정치권은 이번 난입 사태의 정치적 여파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정국은 비상계엄, 윤 대통령 탄핵 등을 거치면서 8년 전과 달리 보수층이 결집하는 흐름을 보인다. 탄핵 국면에서 앞섰던 여론과 달리 최근 일부 여론조사는 국민의힘이 오차범위에서 앞서고 있다. 다만 ‘아스팔트 보수’ 등으로 불리는 시위대 결집의 여파에 대해서는 역효과를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김봉신 메타보이스 부대표는 "한편에서는 극렬 보수 시위대의 서부지법 침탈로 인해 보수층 여론에는 균열이 있을 수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윤 대통령 구속에 대한 동정론도 부각될 수 있어 어떤 영향이 미쳐질지는 향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19일 윤 대통령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분노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경찰 저지선을 뚫고 법원 내부에 침입했다. 이들 지지자는 체포영장을 발부한 판사를 찾겠다며 건물과 집기를 부수고, 이를 막던 경찰, 취재하던 언론인 등에 대해 폭력을 행사한 바 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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