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까지 총 3대 설치 운영
전국 금연정책 선도…양질의 금연 환경 만들어
서울 서초구(구청장 전성수)가 흡연자와 비흡연자 모두를 만족하는 서초만의 ‘개방형 제연 흡연시설 모델’을 선보이며 간접흡연 예방에 나선다.
서초구는 강남역 이면도로(서초대로 78길 일대)에 전국 최초로 에어커튼이 장착된 ‘서초 개방형 제연 흡연시설’을 설치하고 본격 운영한다고 20일 밝혔다. 다음 달에는 이 일대 2곳에 추가 설치해 강남역 이면도로에 총 3곳을 운영할 예정이다.
강남역 이면도로 일대는 유동 인구가 많고, 음식점, 업무시설 등 상업시설이 밀집해 있어 무분별한 흡연이 이뤄져 왔다. 구는 간접흡연을 최소화할 수 있는 효과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이번 흡연시설을 설치하게 됐다.
‘서초 개방형 제연 흡연시설’은 가로 2.4m, 세로 7.2m, 높이 3.4m의 규모로 한강 은백색 바탕에 기둥 3개로 떠받치는 구조다. 최대 20명이 동시에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설계됐고, 개방감을 강조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구는 이 시설이 흡연시설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흡연자와 비흡연자를 두루 고려한 ‘공존’의 관점에서 흡연시설로 흡연을 유도해 양질의 금연 환경을 만든다는 게 핵심이다.
이 시설은 담배 냄새로 폐쇄된 흡연실을 싫어하는 흡연자와 담배 연기로 불편을 겪는 비흡연자를 모두 배려하는 디자인으로 설계됐다. 세계보건기구 담배규제기본협약에 따르면, 실외 흡연시설 설치 시 벽면 4면과 지붕을 포함한 총 5면 중 50% 이상은 개방형으로 설계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 같은 권고를 반영해 개방형이지만, 내외부에 노출되는 담배 연기와 냄새를 최소화했다는 게 서초구의 설명이다. 3면에 에어커튼을 설치해 외부 담배 연기 차단 효과를 강화했고, 지붕에는 회오리 특허 공법의 제연 정화장치 4대를 탑재해 담배연기를 정화한 후 배출하도록 설계함으로써 시설 내 냄새도 크게 줄였다는 것이다. 또한 동작인식 센서를 장착해 흡연자가 떠난 후 10분 뒤 자동으로 작동이 정지되며, 3개의 기둥마다 자동 소화 기능을 갖춘 재떨이 12개를 설치했다.
흡연시설 인근에는 실외 금연·흡연구역을 알려주는 ‘서초 금연(흡연)구역 QR안내판’과 흡연시설 유도 자동 음성시스템도 설치했다. 이를 통해 시설 내 흡연을 유도하고 담배꽁초 무단투기를 줄인다는 계획이다.
구는 디자인 모델, 제연효과 측정, 만족도 조사 등 정량·정성적 결과를 토대로 효과성을 검증했다. 2023년에는 흡연자와 비흡연자의 상생 방안을 마련하고 흡연·꽁초 문제점을 개선하고자 ‘강남역 이면도로 사회문제해결 디자인 용역’을 통해 흡연 실태, 흡연시설 위치 선정, 디자인 등을 개발했다.
2023년 11월에는 반포쇼핑타운 7동 인근에 소규모 개방형 제연 흡연시설을 시범 운영하며 효과를 입증했다. 전문기관에 의뢰해 초미세먼지·니코틴 농도 등을 측정한 결과, 제연 효과도 확인됐다. 용역 결과에서 제안된 에어커튼 설치와 재떨이 확대를 이번 흡연시설에 반영했다.
한편 서초구는 전국을 선도하는 금연 정책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3월 전국 최초 어린이공원 경계 10m 이내 금연구역 지정을 비롯해 전국 최초 흡연 위반확인서(종이)에 ‘금연교육 QR코드’를 삽입한 금연 유도, 지난해 서울 자치구 최다 단속건수(1만2536건, 일평균 35건), 전국 최초 담배 비판적 사고를 함양하는 담배 비규범화 교육 '청소년 건강해영' 등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금연환경 조성 노력으로 지난해 세계금연의날 기념 '금연사업 우수사례 평가'에서 보건복지부장관 표창을, '2024년 서울 금연도시 성과대회'에서 금연환경 조성 분야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전성수 구청장은 “서초 제연 개방형 흡연시설은 간접흡연 최소화와 흡연자와 비흡연자 간 상생을 목표로 수년간 고민 끝에 만들어진 모델”이라며, “앞으로도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간접흡연 예방과 금연 정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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