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김범석 등 기업인들도 방미길
삼성·현대차 등 5대그룹 총수는 불참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에는 정용진 신세계 그룹 회장을 비롯한 한국 재계 관계자들도 다수 참석한다. 이들은 취임식뿐 아니라 소수의 VIP만 참석할 수 있다는 취임 축하 무도회 등 관련 행사에서 미국 정계와 해외 주요 인사들을 접촉할 예정이다. 5대 그룹 총수는 이번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지만, 트럼프 2기 행정부 구성이 안정화한 이후 실질적인 미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한국 재계 인사 중에서는 정용진 신세계 그룹 회장,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인 류진 풍산그룹 회장, 쿠팡 창업자인 김범석 의장, 우오현 SM그룹 회장, 허영인 SPC그룹 회장, 형지 최준호 부회장 등이 트럼프 2기 취임식 초청장을 받았다. 취임식에 100만달러를 기부한 현대차그룹에서는 현재 미국에 체류 중인 호세 무뇨스 대표이사 사장 등이 취임식 전 만찬에만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취임식 때 장남 트럼프 주니어의 소개로 주요 인사들을 만날 예정이다. 그는 취임식 전후 트럼프 당선인의 장남이자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실세로 불리는 트럼프 주니어와 해외 정상급 인사는 물론, 미국의 주요 정·재계 인사를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부인 한씨와 함께 취임 축하 무도회에도 함께할 예정이다.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식에는 미국 정계와 해외 주요 인사들과 함께, 일론 머스크, 제프 베이조스, 마크 저커버그 등 유명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 최고경영자(CEO)들도 참석한다.
김 의장 역시 취임식뿐 아니라 만찬 무도회 등에도 참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장은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취임식 등의 행사 초청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장뿐 아니라 쿠팡의 모회사인 미국 쿠팡 Inc 경영진도 취임식 등에 초청을 받았다. 김 의장 등 쿠팡 경영진은 취임식, 무도회뿐 아니라 취임식을 전후해 열리는 복수의 행사에 참석해 미국 인사들과 경제협력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허 회장과 우 회장은 한미동맹친선협회 추천으로 초청을 받아 취임식에 참석한다. 한미동맹친선협회는 2003년 설립 이후 주한 미군 모범 장병을 선발해 상을 주는 등 교류 활동을 꾸준히 해왔다. 이에 미 대통령 취임식 때 재계에서 2명을 추천해 미국 측 초청을 받아왔다. 우오현 회장의 동생이 한미동맹친선협회의 우현의 회장이다. 우 회장은 2017년 1월 트럼프 대통령 1기 취임식에도 초청받아 참석했다.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인 류진 풍산그룹 회장도 취임식 참석을 위해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류 회장은 협회 관계자들을 대동하지 않고 지난 18일 조용히 출국했다. 재계 미국통인 류 회장은 공화당 중에서도 부시 가문과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취임식 참석을 계기로 현지에서 국내외 정·재계 인사들을 두루 접촉할 것으로 전해졌다.

정용진 신세계 그룹 회장(사진 왼쪽부터),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인 류진 풍산그룹 회장, 쿠팡 창업자인 김범석 의장, 우오현 SM그룹 회장, 허영인 SPC그룹 회장 등이 트럼프 2기 취임식 초청장을 받았다.
5대 그룹 총수들, 한경협 제외한 경제단체 불참‥재판 선고 등 내부일정 챙기기
이번 취임식에 삼성, 현대차, SK, LG, 롯데 등 국내 5대 그룹 총수들은 참석하지 않는다. 경제 5단체 중에서도 한국경제인협회를 제외한 한국무역협회, 한국경영자총협회, 대한상공회의소, 중소기업중앙회 등에서도 불참했다. 그동안 쌓아놓은 네트워크 등을 통해 취임식에 참석하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비용 대비 효율성이 낮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국내서 우선 처리해야 할 일정도 있고, 전 세계 재계 관계자들이 몰려드는 취임식보다는 트럼프 행정부가 실질적으로 자리 잡은 이후 아웃리치(대외협력)하는 게 더 효율적이라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재용 회장의 경우 삼성물산 부당합병 혐의 항소심 재판 결과가 곧 나올 예정이라 당분간은 출장이 좀 어렵다"며 "트럼프 취임식뿐 아니라 이번에는 설을 이용한 출장도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정의선 회장 역시 취임식은 가지 않지만, 비공개 회동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대한상의 회장인 최태원 SK그룹 회장 역시 아직 미국 출장계획은 없는 것으로 확인된다. 다만 대한상의 차원에서 트럼프 행정부 및 관련 경제단체와의 만남을 추진하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번 취임식 참석은 없지만, 대한상의 차원에서는 접촉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무역협회 역시 트럼프 내각 출범 이후 미국 상무부, 무역대표부 등과 실질적인 협력을 위해 올 상반기 출장을 준비 중이다. 한국무역협회 관계자는 "워싱턴 지부가 수십 년간 미국에서 대관업무를 해왔기 때문에 신청하면 취임식 참석은 어렵지 않지만, 워낙 많은 사람이 참석하는 행사라 리셉션이나 특별한 기회가 있는 것은 아니라서 오히려 실질적인 미팅을 진행하는 게 낫다는 판단"이라며 "미국 측 통상담당 부서가 세팅된 이후에 윤진식 회장님이 2~3월 중 미국 출장을 통해 상무부, 무역대표부, 공화당 주요 인사들과 접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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