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 결과 스트레스 줄고 업무 생산성 향상
모든 업종에 적용하는 건 어렵다는 지적도
유럽에서 주4일 근무제의 효과와 실익에 대해 논쟁이 치열하다.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는 국가가 있는 반면, 현실적으로 도입이 어렵다는 지적도 나왔다.
16일(현지시각) 스페인 유로위클리뉴스 등 외신은 주4일 근무제가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주4일 근무제는 스페인, 영국, 포르투갈 등에서 시범 도입 당시 긍정적인 반응이 있었다. 긍정적으로 보는 측은 ‘100-80-100' 효과를 주장했다. 직원이 기존 급여의 100%를 받고 근무시간은 80%로 줄어들지만, 성과는 여전히 100%라는 것이다.
독일에서는 뮌스터대학 연구팀이 40여개 독일 기업·단체를 대상으로 ‘주4일 근무제’ 실험을 실시했다. 실험 결과 근로자들의 정신·신체적 건강이 개선됐을 뿐 아니라 업무 생산성도 향상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연구 참여 기업의 70% 이상이 주4일제 지속 의사를 밝혔다.
특히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3일 휴식을 취한 근로자들의 경우, 일요일 스트레스가 30분가량 감소했으며 평일 휴일과 주말 모두 신체 활동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스트레스 지수와 번아웃 증상(업무 등 활동이 끝난 후 심리적, 생리적으로 지치는 현상)이 크게 줄었다.
칼스루에공대 필립 프라이 노동문제 연구원은 “주4일제는 직원들의 업무 동기를 높이고 일과 삶의 균형을 개선하며, 성평등 실현에도 기여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4일제가 모든 업종에 적합한 것은 아니라는 의견도 나왔다. 요양보호·유통·물류 등의 업종의 경우 현실적으로 도입이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로 뮌스터의 한 여행사는 주4일 근무제를 시도했다가 철회했다. 해당 여행사 대표는 “주말 예약이 많은 여행업계 특성상 월요일 출근 직원들이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는 문제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실험이 진행되는 6개월 동안 4개 회사가 자발적으로 주5일제로 복귀하거나 실험에서 하차했다. 남은 41개 참여 회사 중에서 온전히 하루를 쉬는 주4일 근무제를 시행한 회사도 약 3분의 1에 그쳤다.
현지 노동 시장 전문가는 “참여 기업 수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이번 실험 결과가 300만개가 넘는 독일 기업에 적용되기엔 무리가 있다”며 “주4일 근무제가 처음 제안된 지 2년이 지났는데도 도입이 안 되는 것은 관심 있는 고용주와 기업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게다가 이번 실험에 참여한 기업은 대체로 이미 4일 근무제에 긍정적인 태도를 보여 왔다”면서 ”긍정적인 결과가 주4일 근무제로 인한 것인지, 혹은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과 조직 구조 변화 등으로 인한 것인지 신뢰성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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