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 투어 Q 스쿨 최종전 공동 14위 입상
올해 콘페리 투어 12개 대회 출전권 확보
2부 투어 개막전 공동 39위 ‘연착륙’ 성공
“시즌 초반부터 좋은 성적을 내겠다”
‘불곰’ 이승택의 새로운 도전이다.
올해 서른 살, 적지 않은 나이에 미국 무대에 뛰어들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도 아니다. PGA 2부 투어인 콘페리 투어에서 제2의 골프 인생을 시작했다. 이승택은 지난 15일 바하마 파라다이스 아일랜드의 더 오션 클럽 골프코스(파70·7118야드)에서 끝난 콘페리 투어 개막전 바하마 골프 클래식(총상금 100만 달러)에서 공동 39위에 올랐다. 나흘 동안 67-68-71-67타를 적어내는 일관성을 자랑했다. 그는 "시즌 초반부터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 목표"라면서 "새로운 무대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이승택이 바로 호쾌한 장타가 주무기인 선수다. 2010년 국가대표 상비군, 2012년 국가대표를 거쳐 이듬해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에 입회했다. 2015년 정규 투어에 합류했고, 지난해 9월 렉서스 마스터스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인간승리의 주인공이다. 2위 그룹을 5타 차로 따돌린 완벽한 우승이었다. 프로 데뷔 이후 9년 만에, 통산 112번째 대회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지난해 상금과 평균타수 7위, 제네시스 포인트는 9위를 차지했다.
탄탄한 하체를 바탕으로 300야드를 넘나드는 드라이브 샷이 장기다. 마음껏 휘두르면 340야드를 시원하게 보낸다. 대회 최종라운드에서 빨간 셔츠를 즐겨 입어 ‘불곰’이라는 애칭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이승택은 우승 경쟁을 펼치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실수를 많이 했다. ‘새가슴’이란 소리를 듣기도 했다. 그는 "주위 선배들에게 조언을 구하고 격려도 많이 받았다"며 "박상현 선배님이 격려를 해주신 뒤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이승택은 작년 승부수를 던졌다. 지난해 4월 KPGA 파운더스컵에서 준우승을 한 이후 드라이버 샷을 페이드로 바꿨다. 거리보다 정확성에 집중했다. 페어웨이 안착률이 높아지면서 샷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다. 그는 "시즌 중에 페이드 구질로 바꾼 것이 주효했다"며 "무슨 대회든 우승을 할 수 있다는 마음이 생겼다"고 힘줘 말했다.
이승택은 마음이 따듯한 골퍼다. 지난달 경기도 광주시 장애인부모회에 500만원을 기부했다. 그는 "큰 금액이 아니다 보니 이 사실을 알리는 것에 대해 고민도 많이 했다"고 쑥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이어 "적은 금액이라도 꾸준히 기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기부 활동을 펼치겠다"고 했다.
이승택은 지난해 최고의 한 해를 보낸 뒤 현실에 안주하지 않았다. 보더 큰 무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난달 15일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 배드라 비치의 소그래스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PGA 투어 퀄리파잉(Q) 스쿨에서 공동 14위에 올랐다. PGA 투어 시드를 확보하진 못했지만 올해 콘페리 투어 12개 대회 출전권 확보했다. PGA 투어 진출을 위한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그는 "지금도 꿈만 같다. 처음 도전한 PGA 투어 Q 스쿨에서 콘페리 투어 출전권을 얻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주니어 시절부터 미국에서 골프를 하는 것이 목표였다"며 "PGA 투어에서 우승을 하는 것이 꿈이다"고 밝혔다.
이승택은 지난 5일 미국으로 출국했다. 훈련은 물론 해외의 기후와 음식 등에 적응하기 위해서다. 플로리다에서 전지훈련을 한 후 개막 2연전이 열리는 바하마로 건너왔다. 콘페리 투어에 대한 만족감도 드러냈다. "언제든지 연습할 수 있는 TPC 코스가 있다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19일부터 바하마 그레이트 아바코의 아바코 클럽에서 펼쳐지는 바하마 그레이트 아바코 클래식에 나선 뒤 파나마, 콜롬비아, 아르헨티나에서 벌어지는 대회까지 출전한다.
이승택은 "다른 나라 선수들과 비교해도 드라이버 거리는 밀리지 않는다"며 "성적을 내기 위해선 쇼트게임을 집중적으로 연습해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회 장소는 바람이 많이 분다. 개인적으로 바람 부는 코스를 좋아한다"며 "해외에서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다. 많은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미소를 지었다.
노우래 기자 golfm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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