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동생의 목숨이 이것밖에 안 되는 거냐?”
일명 ‘태국 파타야 드럼통 살인사건’으로 동생을 잃은 누나가 16일 1심 선고 직후 취재진을 만나 이같이 말했다.
누나 A 씨는 “가석방을 통해 형을 끝까지 안 살고 나올 가능성이 있다. 오늘 판결보다 훨씬 더 많은 형량이 나와야 한다”라고 했다.
“특히 주범은 사형을 받아야 한다”며 “내 동생은 34살밖에 안 됐는데 이제 돌아올 수 없다”라고 말하며 울먹였다.
피고인 20대 A 씨와 B 씨, 30대 C 씨는 태국 파타야에서 관광차 그곳을 방문한 피해자를 납치해 살해한 후 그 시신을 훼손해 유기했다.
그리곤 피해자가 살아있는 것처럼 유족에게 전화를 걸어 “아들이 우리 마약을 버려 손해를 봤으니 아들 명의 계좌로 1억원을 보내지 않으면 죽이겠다”라고 협박했다.
A 씨는 협박 전화를 한 그날은 피해자 아버지가 항암치료를 받으러 입원하던 날이었다고 전했다.
병원에 가려다 전화를 받은 피해자 아버지는 식음을 전폐하다시피 하다 지난해 11월 끝내 세상을 떠났다.
아들을 잃은 어머니도 날로 쇠약해지고 미국에 있는 자매 대신 홀로 사건 조사와 재판에 응하는 A 씨는 외상성 스트레스 장애를 앓고 있다.
선고 재판을 앞두고 법정 복도에서 만난 누나 A 씨의 손은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숨이 찰 정도로 심장이 빠르게 뛴다며 긴장감을 호소하던 그녀는 선고 직후 울분을 토해냈다.
A 씨는 “중대 사건으로 기소된 피고인들은 재판 중간에 신상을 공개할 수 없다고 한다”며 “이 사건은 피의자 3명이 1명씩 따로 잡혀서 이미 체포된 피의자가 기소된 상태라 신상 공개를 할 수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이런 중대 사건이 일어났을 때 피고인 신상 공개가 즉시 이뤄지도록 법이 바뀌어야 한다”라며 이 사건 피고인 3명의 신상 공개를 촉구했다.
그러면서 “재판부가 공소사실은 모두 인정했지만 선고된 형량은 납득할 수 없다”며 “피고인들이 꼭 사형받게 해야 한다”고 거듭 말했다.
이어 “검사 측과 의논해서 항소할 계획”이라며 “끝까지 싸워서 그들이 더 많은 형량을 받게 할 것이다”라고 했다.
이날 경남 창원지방법원 제4형사부(김인택 부장판사)는 일명 ‘태국 파타야 드럼통 살인사건’의 피고인 26세 A 씨에 대해 징역 25년, 28세 B 씨에 대해 무기징역, 40대 C 씨에 대해 징역 30년을 각각 선고했다.
또 이들에게 10년간의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도 내렸다.
영남취재본부 이세령 기자 ryeo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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