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나의 대선 승리로 가능했던 일"
중동국가 협상팀 "트럼프 특사 역할 컸다"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휴전이 극적으로 성사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휴전은 자신의 공적이라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에서는 개전 이후 지금까지의 중재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이라 했지만, 트럼프 당선인은 자신이 파견한 중동특사가 휴전의 돌파구를 마련했다고 주장 중이다.
실제 휴전협상에 나섰던 중동지역의 협상가들은 트럼프 중동특사의 활약상을 인정하는 분위기다. 복잡했던 휴전 문제를 단순화시켜 속전속결로 휴전을 이끌어내는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다만 빠르게 진행된 휴전안이 앞으로 얼마나 잘 이행될지는 좀더 두고봐야한다는 신중론도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취임 전날부터 휴전 발효…"나의 역사적 승리로 가능해져"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15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 성사 발표 직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에 "이 역사적인 휴전합의는 오직 우리의 지난해 11월 역사적 대선 승리 덕분에 가능했다"며 "이것은 미국과 세계를 위해 일어날 위대한 일들의 시작에 불과하다. 우리가 백악관에 입성하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많은 것을 이뤘다"고 밝혔다.
이어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협상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며 "난 공로를 인정받으려는 게 아니다. 사람들을 구출하고 싶을 뿐이다. 우린 인질들을 구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해 대선 승리 이후 자신이 파견한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평화 특사가 휴전협상을 온전히 이끌어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나의 외교는 이 일을 성사시키기 위해 단 한 번도 멈춘 적이 없다"며 "이는 위기에 몰린 하마스의 상황과 이란의 약화에 따른 중동 정세의 변화뿐 아니라 끈질기고 고된 미국 외교의 결과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이어 "이 협상이 나의 행정부에서 개발되고 진행됐지만 차기 정부에서 대부분 이행될 것이다. 지난 며칠 동안 우리는 한 팀으로 일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당선인측의 도움이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바이든 행정부의 공적이란 것이다.
중동국가 협상팀들 "트럼프 특사가 바이든보다 큰 역할 해내"
이스라엘 및 중동 현지 협상가들은 이번 휴전 성사에서 트럼프 당선인과 위트코프 특사의 역할이 매우 컸다고 인정하는 분위기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중동국가 외교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위트코프 특사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측이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식 전 휴전에 합의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며 "위트코프 특사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단 한번 회동해 휴전에 반대하던 그의 입장을 뒤집었으며, 이는 바이든 행정부가 올해 한 일 전체보다 더 많은 일"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트럼프 당선인이 위트코프 특사를 통해 네타냐후 총리를 강력하게 압박했으며, 협상을 지연시키려던 계획을 모두 좌절시켰다. 오직 휴전을 받을 것인지 말 것인지 2가지 선택지만 남겼다"며 "결국 네타냐후 총리는 트럼프 당선인 집권 이후 미국의 군사지원 감소 등을 우려해 휴전협상 측으로 선회했다"고 전했다.
미국 내 전문가들도 트럼프 당선인 측이 휴전 성사에 큰 역할을 했다고 보고 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중동 평화문제를 담당했던 외교관인 데니스 로스는 월스트리트저널(WSJ)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효과는 분명히 있었다"고 인정하면서 "바이든 팀도 기본적으로 거래를 성사시키는 데 도움을 준 공로를 인정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휴전합의를 얼마나 잘 이행할지 여부는 아직 미지수인 상황이다. 알자지라 방송에 따르면 휴전 합의 발표 이후에도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공습은 지속 중이며, 최소 73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영국 일간 가디언지는 "현재 휴전안은 3단계로 구성돼있으며, 6주간 완전한 휴전 및 인질과 포로 교환이 잘 이행될지 여부는 미지수"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불신이 깊기 때문에 휴전이 파기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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