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CPI, 전년比 2.9% ↑
근원 CPI는 3.2% 올라 '예상 하회'
인플레 우려 완화에 뉴욕증시 ↑·국채 금리 ↓
10년물 10bp 넘게 하락한 4.6%대로
미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시장 예상에 부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 CPI 상승률은 5개월 만에 둔화되며 전망치를 하회했다. 최근 재점화된 인플레이션 우려가 완화되면서 국채 금리는 급락하고 뉴욕증시는 일제히 상승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미 노동부는 지난해 12월 CPI가 전년 동기 대비 2.9% 올랐다고 발표했다. 전월 대비로는 0.4% 상승했다. 같은 해 11월 상승률(각각 2.7%·0.3%) 보다는 0.2%포인트, 0.1%포인트씩 올랐으나 전망치에 부합했다.
품목별로는 에너지가 전월 대비 2.6% 상승했다. 휘발유 가격이 4.4% 뛴 데 따른 것으로, 전체 품목 상승분의 40% 이상을 차지했다. 식품은 0.3% 올랐다. 다만 주거비 상승률이 유지되고 의료 서비스 비용 오름폭이 둔화되면서 인플레이션이 예상 밖으로 크게 튀어오르지는 않았다.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2%, 전년 대비 3.2% 올랐다. 10월 상승률과 시장 예상치(각각 0.3%, 3.3%)를 모두 밑돌았다. 특히 전월 대비 상승률은 지난해 8월부터 4개월 연속 0.3%를 유지하다가 5개월 만에 둔화됐다.
근원 CPI는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료품을 제외해 물가의 기조적인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지표다. Fed가 CPI보다 근원 CPI를 중시한다는 점에서 지난달 소매물가 상승률은 예상보다 낮았다고 볼 수 있다.
다만 '트럼플레이션(트럼프의 정책이 초래하는 물가 상승)' 우려가 커지고 있고, 물가 상승률 역시 Fed 목표치인 2%를 웃돌아 당분간 기준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이 높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은 Fed가 오는 28~29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97.3% 반영하고 있다. 오는 3월과 5월 금리 동결 가능성도 각각 74%, 56%에 이른다.
BMO 캐피털 마켓의 살 과티에리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Fed는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 할 일이 더 남아 있어 여전히 제약적인 금리를 더욱 천천히 인하하기로 계획을 바꿨다"며 "금리는 이달 말 유지될 것이고 다음 주 첫 시행될 수 있는 관세의 인플레이션 영향에 대한 명확성이 생길 때까지 Fed가 금리 인하를 재개하지 않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시장은 CPI 발표에 크게 안도했다. 글로벌 채권 금리 벤치마크인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거래일 대비 14bp(1bp=0.01%포인트) 하락한 4.64%,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9bp 내린 4.26%를 기록 중이다. 뉴욕증시는 일제히 상승세다. 뉴욕 주식시장에서 오전 10시25분 현재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다우지수)는 전일보다 1.67% 오르고 있고,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1.73%, 2.28% 급등하고 있다.
뉴욕(미국)=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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