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렌탈에서 갤러리K 미술품 할부 판매
피해자들 “사기 공모 및 방조 혐의로 고소”
2000억원대 폰지사기를 벌인 갤러리K의 협력사였던 롯데렌탈 이 이들의 미술품을 직접 매입한 후 구매자에게 판매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갤러리K 피해자들은 롯데렌탈을 사기 공모 및 방조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갤러리K 피해자들은 김정필 갤러리K 대표 및 관계자들과 롯데렌탈을 사기죄 및 유사수신행위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고소했다.
2017년 설립된 갤러리K는 ‘아트테크(미술품 재테크)’ 투자자들에게 미술품을 구매하면 이를 병원이나 기업에 빌려주고 대여 수수료를 받아 연 7~9%의 수익을 보장하겠다며 미술품을 판매했다.
고가의 미술품을 선뜻 구매하기 힘든 투자자들에게는 롯데렌탈 등에서 제공하는 할부 상품을 소개했다. 이번에 고소장을 제출한 피해자들은 대다수가 롯데렌탈을 통해 미술품을 장기 할부로 구매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결국 갤러리K는 후발 가입자의 투자금으로 앞선 투자자의 수익을 지급하는 ‘폰지사기’ 의혹으로 수사를 받게 됐고 김 대표는 해외로 도주했다.
고소장에 따르면 피해자들은 “대기업인 롯데렌탈은 금융과 상품 거래의 전문가 집단으로, 미술품 가격 책정 시스템이나 미술협회 인증서의 의미를 전혀 모르고 갤러리K를 일방적으로 신뢰했다는 것은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결국 롯데렌탈은 폰지사기 구조를 예상할 수 있는 상황에서 갤러리K와 업무협약을 체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롯데렌탈 측은 “롯데렌탈은 그림 구매자들과 할부거래법상 직접 할부계약을 체결했을 뿐 갤러리K에 할부금융을 제공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이에 덧붙여 롯데렌탈 측은 “갤러리K가 판매할 미술품과 가격을 ‘묘미’ 사이트에 게재하고 미술품 구매 희망자가 나타나면 갤러리K로부터 해당 미술품을 매입해 미술품의 소유자로서 구매자와 인수형 장기할부 구매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투자자들이 직접 미술품을 소유하고 있는 롯데렌탈의 신용을 믿었을 가능성을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런 가운데 롯데렌탈은 피해자 구제 대책으로 미술품 반납 시 잔여 할부금을 면제하는 방안을 수용했다. 다만 향후 수사 진행과 피해 규모에 따라 더 많은 보상금을 지급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 2020년 ‘옵티머스 펀드 사기 사건’ 당시 펀드 판매사였던 NH투자증권은 투자 원금 2780억원 전액을 투자자에게 먼저 지급하기도 했다.
아울러 갤러리K 소송이 잇따르고 있어 롯데렌탈의 우발부채 추정치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롯데렌탈이 피고로 걸려있는 소송액은 총 671억원이다. 여기에는 갤러리K 소송 관련 금액은 포함되지 않았다. 향후 피해액 및 보상액 추정치 등을 사업보고서에 반영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렌탈 관계자는 “2019부터 2023년 초반까지 총 168억의 대출이 있었고 현재 잔액은 32억원"이라며 "아직 갤러리K 사건이 수사 중인 것으로 알고 있어 결과에 따라 대응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효원 기자 specialjh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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