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사한 북한군 소지품서 발견된 내부 문서
"부상자는 은폐하라" 지시 내용 담겨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된 북한군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전투 명령을 목숨 바쳐 관철하라'는 극단적 사상교육을 받고 있음이 확인됐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14일(현지 시간)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재단' 소속 북한 전문 매체 'NK인사이더'를 인용해 러시아 쿠르스크에서 전투 중 사망한 북한군의 소지품에서 발견된 내부 문서를 공개했다.
'94여단 전투 경험과 교훈'이라는 제목의 문서에는 "모든 전투원들은 사상과 신념의 강자, 높은 전투 정신으로 준비시킨다면 현대적인 무장 장비를 갖춘 적들도 정치 사상적 우세, 전법적 우세로 능히 타승할 수(이길 수) 있는 것"이라고 적혀있다. 이는 북한 병사들이 우크라이나군의 첨단 무기에 맞서 저돌적으로 진군하도록 사상 교육을 받고 있음을 보여준다.
문서는 또한 "경애하는 최고사령관동지(김정은 국방위원장)의 전투명령을 목숨 바쳐 관철해야 한다는 높은 정신력과 전투 정신, 자기 휘생(희생) 정신을 발휘하면서 병호(호랑이)와 같이 전장을 달려 최신무기로 장비한 적들을 전을 케(후퇴시키)하고, 쁠레호보(쿠르스크 내 플레호보)지역을 해방하였다"고 기술했다.
이러한 극단적인 사상교육은 북한군의 자폭 사례로 이어지고 있다. 우크라이나군 특수부대는 "북한군 17명을 사살했고 1명은 수류탄으로 자폭했다"며 관련 영상을 공개했다. 북한군들이 생포를 피해 자폭을 선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진행할 사업순차'라는 또 다른 문서에는 "전투 중 부상자는 자체적으로 처리하며, 가능한 한 방조하지 않고 은폐시키라"는 지침이 포함됐다.
이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주장과도 일치한다. 앞서 그는 러시아가 북한군의 사상자를 은폐하기 위해 시신을 소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서에는 러시아군과의 소통 문제로 인한 북한군 사망자 발생 상황도 언급됐다. 러시아 측이 부상자 후송을 맡았지만, 후송차가 10여 시간 만에 도착해 북한군 부상자가 후송 도중 사망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고 기술했다.
한편, 사망한 북한군의 개인 물품에서는 '아름다운 추억이 되리!'라는 문구가 적힌 두 장의 가족사진도 함께 발견됐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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