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HSBC 엔비디아 목표가 하향 조정
인공지능(AI) 대장주인 엔비디아가 기술 결함 문제와 미국 반도체 수출통제 여파로 수익성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97% 하락한 133.2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 때 4% 급락세를 보이기도 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지난 7일 장중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약 13% 하락했다.
이날 주가 하락세를 이끈 요인은 복합적이다.
IT 전문매체는 엔비디아의 최신 AI 칩 블랙웰의 랙 결함으로 주문이 연기되고 있다고 이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블랙웰 칩이 장착된 랙의 첫 번째 출하분에 과열이 발생하고 칩 간 연결 방식에 문제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주요 고객사인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웹서비스, 구글, 메타 플랫폼은 랙웰 GB200 랙 주문 일부를 취소했다.
데이터센터에 사용되는 랙은 많은 양의 연산을 병렬로 처리할 수 있는 하드웨어를 집약한 시스템으로 AI 모델의 학습과 추론을 실행하기 위해 필수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대규모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인 엔비디아 주요 고객사들은 업체당 100억달러 이상의 블랙웰 랙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블랙웰 랙 결함으로 일부 고객은 후속 버전 랙을 구매하기 위해 기다리거나 이전 세대의 엔비디아 AI 칩을 구매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파트너사인 MS는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5만 개 이상의 블랙웰 칩이 장착된 GB200 랙을 설치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납품이 지연되자 MS의 투자사인 오픈AI는 MS 측에 엔비디아 이전 세대인 호퍼 칩을 제공해달라고 요구했다.
이 같은 최신 AI 랙 주문 지연이 엔비디아가 오는 2월 발표하는 지난해 4분기 매출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관심이 집중된다. 다만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11월 회사가 4분기 매출에서 블랙웰 칩으로 인해 수십억달러의 이전 목표를 초과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뿐만 아니라 엔비디아는 이날 조 바이든 행정부가 AI 개발에 필요한 반도체를 한국 등 동맹국에는 제한 없이 판매하고, 동맹국도 우려 국가도 아닌 국가에는 AI 반도체 수입 한도를 설정하는 신규 수출통제를 발표하면서 수익성 타격 우려가 커졌다. 엔비디아는 정부 조치에 대해 반발에 나섰다. 다만 오는 20일 출범하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이번 수출통제가 완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영국계 HSBC의 프랭크 리 분석가는 이날 엔비디아 목표가를 주당 200달러에서 185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여전히 현 주가 대비 39% 상승 여력이 있다는 뜻이지만, 예전만큼 엔비디아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싣는 의견이라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다만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측은 이날 투자자 메모에서 AI 기술에 대한 수출 제한 등에 따른 어려움에도 엔비디아가 로보틱스, 자율주행차, AI 기반 PC 및 워크스테이션 분야에서 성과를 보이고 있다며 엔비디아 주식에 매수 등급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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