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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구글·애플이 점찍은 그곳…라스베이거스서 본 '네바다주' 전력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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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베이거스의 화려한 밤
하루 전력사용량 32만가구 분량
수력·화력으로 저렴하게 공급
1㎾h당 15센트…평균보다 18%↓
기업들 데이터센터 속속 건설
지열·태양광 신재생에너지 투자
폭증하는 전력 수요 대안 찾기

기자가 세계 최대 전자·IT 박람회 'CES 2025'를 취재하기 위해 지난 5~10일(현지시간) 머문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는 밤이 샐 때까지도 휘황찬란했다. 밤하늘에 짙게 깔린 어둠이 땅으로 내려앉으려다 도망갈 것 같을 정도였다. 건물과 길거리 조명은 물론이고 대형 광고판은 쉬지 않고 밝은 빛을 내뿜었다. 라스베이거스의 '명물' 스피어(둥근 공 모양의 대형 공연장)는 밤새 보러 와주는 이들이 없어도 혼자 광고와 예술작품이 담긴 화면을 내보냈다. 호텔 카지노에 배치된 게임기들도 24시간 동안 꺼지지 않고 계속 돌아갔다.


밤새 불이 밝게 켜져 있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시내 모습. 사진=김형민 기자

밤새 불이 밝게 켜져 있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시내 모습. 사진=김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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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속의 이 화려한 빛들의 원천은 대체 뭘까. 알고 보니 역시 전기였다. 13일 '미국 연방 에너지 계획'과 미국의 전력회사들이 홈페이지에 게재해 놓은 통계들에 따르면 라스베이거스 도심이 하루에 쓰는 전력량은 미국 국민 약 32만가구가 쓰는 전력량과 맞먹는다고 한다. 카지노들은 하루 평균 1만8000㎾h를 쓰는데, 이는 1500가구가 하루에 쓰는 전력량과 같다.

전기를 부족함 없이 쓰고 있는 라스베이거스의 전력망은, 최근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등에 전력을 수급하는 문제를 고민하는 우리나라에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아 보였다. 특히 라스베이거스는 주로 수력과 화력 발전을 통해 생산된 전기를 쓰는데, 이로 비춰 볼 때 원자력 발전에 모든 무게중심을 싣고 화력 등 다른 발전시설은 점차 도태되고 있는 우리나라로선 한번 재활용의 여지가 있는지도 점검해 볼 필요가 있어 보이기도 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벨라지오 호텔에 있는 카지노. 이곳 뿐만 아니라 라스베이거스 전역에 있는 카지노들은 24시간 내내 쉬지 않고 돌아간다. 사진=김형민 기자

미국 라스베이거스 벨라지오 호텔에 있는 카지노. 이곳 뿐만 아니라 라스베이거스 전역에 있는 카지노들은 24시간 내내 쉬지 않고 돌아간다. 사진=김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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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력·화력으로 값싸고 풍부한 전기

현지 관계자들의 설명을 종합하면 후버 댐(수력), 인근의 많은 화력발전소가 라스베이거스에 전기를 보내는 주 공급원들이다. 후버 댐은 오랜 기간 라스베이거스에 전기를 전해주면서 이 지역의 명소로 자리 잡았다. 후버 댐은 미국 네바다주와 애리조나주의 경계에 있는 블랙 캐니언에 있는 콘크리트 댐이다. 물을 아래로 떨어뜨려 발생하는 에너지로 전기를 만든다. 높이는 221m, 411m에 이른다. 프랭클린 D. 루스벨트 대통령이 1935년 9월30일 국책사업의 일환으로 이 댐을 지었다. 처음 이름은 '볼더 댐'이었지만 1947년 허버트 후버 대통령을 기념해서 '후버 댐'으로 바꿨다. 후버 댐은 수원인 콜로라도강의 흐름을 제어하며 홍수를 방지, 용수를 공급하는 역할도 도맡고 있다. 후버 댐 외에도 라스베이거스 인근에는 다수의 화력발전소가 있다. 대부분 일반회사가 운영하는 민영 발전소인데 전기 생산량이 엄청나다. 네바다 에너지(NV에너지)의 화력발전소의 경우 여름철에 약 272㎿의 전력을 쏟아낸다. 현지 관계자는 "라스베이거스로 들어오는 전기의 대부분은 사실 후버 댐보다 화력발전소에서 오는 분량이 더 많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전기는 미국 내 다른 지역에서 생산한 것보다 값도 싸다. 값이 싼 이유는 그만큼 전기 생산량이 수요보다 많아서인 것으로 전해진다. 라스베이거스의 전기료는 1㎾h당 15센트로, 미국 전체 평균인 19센트보다 약 18% 낮은 가격이다. 시각을 네바다주로 넓혀 봐도 전기료는 다른 지역에 비해 압도적으로 싸다. 네바다주는 주내 도시들이 평균적으로 1㎾h당 11.67센트의 전기료를 받는데, 뉴햄프셔(19.63센트), 뉴저지(15.64센트), 뉴멕시코(13.37센트) 등과 비교해 차이가 매우 크다.


라스베이거스 시내 곳곳을 다니다보면 전기를 저장하고 전달하는 시설물들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사진은 시내 중심부에 있는 전력수급시설. 사진=김형민 기자

라스베이거스 시내 곳곳을 다니다보면 전기를 저장하고 전달하는 시설물들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사진은 시내 중심부에 있는 전력수급시설. 사진=김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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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애플 '데이터센터' 부지 낙점

값싸고 많은 전기를 얻을 수 있는 환경을 갖췄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네바다주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세우려는 기업들에 최적의 부지로 각광받고 있다. 데이터센터는 사시사철 시스템을 가동해 데이터를 축적하고 이를 기반으로 각종 AI 기기 등을 구동해야 해서 상상 이상으로 많은 전기가 필요하다. 기업들은 전기 수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방법을 찾아 백방으로 뛰어다니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적지 않은 글로벌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들이 네바다주를 선택했다. 구글은 네바다주 헨더슨에 데이터센터를 두고 있다. 2018년 11월 6억달러(약 6765억원)를 투자해 헨더슨 데이터센터를 짓기로 결정하고 2020년께 완공했다. 애플도 네바다주 리노에 데이터센터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애플의 데이터센터

애플의 데이터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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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들은 현재 네바다주가 의지하고 있는 수력, 화력 발전을 통한 전기 외에도 신재생에너지를 통한 발전 방식을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현행 발전으로는 앞으로 데이터센터가 필요로 하는 전력을 감당하지 못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여러 대안을 확보해 놓기 위해 나선 행보다. 미국 전역은 물론, 국제사회가 '탄소중립'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 분위기도 한몫했다. 구글은 지열 발전에 유능한 스타트업으로 알려진 '퍼보 에너지'와 협력관계를 맺고 네바다주에 5㎿ 규모의 지열 시범 공장을 짓기로 했다. 향후 몇 년 내로 구글의 데이터 센터에 더 많은 지열을 공급하기로도 합의했다. 애플은 2030년까지 기업 활동 전부에서 탄소중립화를 이루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으며 네바다주 리노에 있는 데이터센터에 쓸 전기를 확보하기 위한 차원으로 태양광 발전 프로젝트에 투자한다고 밝힌 상태다. 이런 흐름에 발맞춰 라스베이거스도 '신재생에너지 도시'가 되겠다고 2016년에 선언하고 관련 조치들을 10년 가까이 이행하고 있다. 인근에 태양광 발전소 등을 추가로 짓고 오는 9월8일에는 베네시안 엑스포에서 '라스베이거스 신재생에너지 박람회 2025'를 열 예정이다.





라스베이거스(미국)=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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