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자진 사퇴보다 '탄핵 낫다' 판단한 듯
김용현 구속…대통령 향한 수사망 좁혀져
변호인단 구성 중…법적 대비 본격화
윤석열 대통령이 자진 하야보다는 탄핵소추가 되더라도 끝까지 자리를 지키겠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앞으로 본격적인 법적 다툼이 벌어질 전망이다. 이미 윤 대통령은 탄핵·수사에 대비해 변호인단 구성에 나섰으며, 앞으로 있을 압수수색, 체포 등 강제수사에도 대응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최근 변호인단 구성을 타진하는 등 법적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내란 등 혐의 피의자로 입건된 뒤 곧바로 출국금지 조치가 내려졌고, 핵심 주동자인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까지 구속되면서 법적 다툼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윤 대통령은 여권에서 나오는 '2~3월 하야' 방안보다는 탄핵소추안 국회 통과 후 직무정지 상태에서 헌법재판소에서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입장으로 전해졌다. 비상계엄 선포는 야당의 폭거 때문이라며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만큼 자진 하야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다.
변호인단은 검사 시절 함께 근무해 친분이 있는 김홍일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일부 대통령실 출신 변호사, 서초동 법무법인 등으로 구성 중이라고 한다. 앞서 '국정농단' 사건으로 탄핵당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 특검 수사를 앞두고 4명 정도의 변호인단을 꾸렸다가 차츰 확대한 적이 있는 만큼 윤 대통령 역시 수사 상황을 보며 변호인단을 보강할 수 있다.
'비상계엄 사태' 최고 윗선인 윤 대통령을 향한 수사망이 좁혀지면서 용산 대통령실 분위기도 급격히 얼어붙는 분위기다. 검찰이 김 전 장관 구속영장 청구서에 윤 대통령을 사실상 내란 우두머리로 지목했기 때문에 조만간 대통령 관저·집무실 압수수색이나 윤 대통령 소환 조사가 불가피할 것이란 기류가 읽힌다.
![국회가 오는 1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재표결을 앞둔 가운데 11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정문으로 올라가는 길 담벼락에 대통령을 응원하는 화환이 놓여 있다. 강진형 기자](https://cphoto.asiae.co.kr/listimglink/1/2024121110150346866_1733879702.jpg)
국회가 오는 1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재표결을 앞둔 가운데 11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정문으로 올라가는 길 담벼락에 대통령을 응원하는 화환이 놓여 있다. 강진형 기자
원본보기 아이콘우선 대통령 압수수색의 경우 쉽지 않을 것이란 평가가 많다. 형사소송법상 '군사상 비밀을 요하는 장소는 그 책임자의 승낙 없이는 압수 또는 수색할 수 없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대통령 집무실·관저는 군사·외교적으로 민감한 비밀이 많아 여기에 해당할 수 있다.
윤 대통령이 "이번 계엄 선포와 관련해 법적, 정치적 책임 문제를 회피하지 않겠다"고 말했으나 강제수사까지 응할 가능성은 작다. 과거에도 여러 대통령이 수사 대상에 올랐지만 수사기관이 대통령실 경내 압수수색을 성사시킨 적은 없다. 특히 윤 대통령은 최고 사형까지 가능한 내란 혐의를 받고 있어 수사에 협력하기 더욱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수사기관이 윤 대통령 신병 확보에 나설 가능성도 크다. 다만 아직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한 상황에서 검·경이 현직 대통령을 체포·소환에 나설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박 전 대통령 탄핵 때처럼 윤 대통령 지지자와 '탄핵 찬성' 시민 간 분열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 앞에는 윤 대통령을 지지하는 화환 40여개가 배치되기도 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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