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의 인물들 약하지만 질문할 힘을 지녀"
소설가 한강이 검정색 드레스를 입고 한국인 최초이자 아시아 여성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노벨상 시상식이 10일 오후 4시(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콘서트홀에서 열렸다. 스웨덴은 한국보다 8시간 늦어, 한국시간으로는 11일 자정에 시상식이 시작됐다.
시상식은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시작됐다. 칼 구스타프 16세 스웨덴 국왕을 비롯한 스웨덴 왕실 관계자들이 오른편에 자리했고 한강을 비롯한 수상자들은 왼편에 자리했다.
시상은 물리학상, 화학상, 생리의학상, 문학상, 경제학상의 순으로 이뤄졌다. 각 부문별 시상이 이뤄지기 전에 스웨덴 한림원의 18명 종신위원 중 한 명이 단상에서 약 6~7분 정도씩 시상 연설을 했다. 한강은 시상식이 시작된 지 약 50분이 지난 다음, 한국시간으로 11일 오전 1시에 가까워진 시간에 구스타프 16세 국왕으로부터 노벨상 증서와 메달을 전달받았다.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소설가 한강이 10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콘서트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칼 구스타프 16세 스웨덴 국왕으로부터 메달과 증서를 받고 있다. [사진 제공= AP연합뉴스]
문학상 시상 연설은 한림원 종신위원 중 한 명인 스웨덴 소설가 엘렌 맛손이 했다.
맛손은 꼬집어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한강의 작품 '작별하지 않는다'와 '소년이 온다'에 대한 짧은 평으로 연설을 채웠다.
맛손은 한강의 작품에서는 흰색과 빨간색, 두 가지 색이 만난다는 말로 연설을 시작했다. 그는 흰색은 화자와 세상 사이의 보호막이지만 슬픔과 죽음의 색이며, 빨간색은 생명을 나타내지만 한편으로 고통, 피, 칼에 베인 깊은 상처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녀의 목소리는 눈에 띌 정도로 부드러울 수 있지만, 형언할 수 없는 잔혹함과 돌이킬 수 없는 상실을 이야기한다고 설명했다.
맛손은 또 살해당한 소년의 영혼이 '누가 나를 죽였을까?'라고 묻는다고 말했다. 이는 '소년이 온다'에서 살해당한 중학생 동호를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맛손은 망각이 목적은 아니며 잊는 것이 가능하지도 않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 "한강의 소설 속 인물은 상처입고 다치기 쉽고 연약하지만 한편으로 딱 필요한만큼의 힘도 가지고 있다"며 "그래서 그들은 한 발 더 나아가 또 다른 질문을 하거나,기록을 요구하거나, 다른 살아있는 목격자와 대화를 나눈다"고 말했다.
시상식은 약 70분 가량 진행됐다. 시상식을 마친 한강은 오후 7시부터 스톡홀름 신청사 블루홀에서 열리는 연회에 참석한다. 노벨상 수상자들은 연회가 끝나는 오후 10시35분께 각자 짧은 수상 소감을 말할 예정이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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