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경비원 폭행한 30대, 경찰에 "술 취해 기억 안나"

3층서 1층으로 내려가는 동안도 폭행 이어져
피해자는 현재 뇌진탕·혈뇨 등 후유증 앓아

70대 경비원이 일면식도 없는 30대 남성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9일 JTBC '사건반장'에서는 지난 4일 새벽 서울의 한 주상복합 오피스텔 건물에서 일어난 경비원 폭행 사건에 대해 보도했다. 해당 건물의 경비원인 피해자 A씨는 73세 남성으로 사건 당일 오전 6시쯤 관리실에는 입주민의 전화가 걸려 왔다. 어떤 사람이 계속 초인종을 누르고 고성을 지르며 시끄럽게 한다는 내용이었다.

70대 경비원이 일면식도 없는 30대 남성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9일 JTBC '사건반장'에서는 지난 4일 새벽 서울의 한 주상복합 오피스텔 건물에서 일어난 경비원 폭행 사건에 대해 보도했다. JTBC 사건반장

곧장 현장으로 간 A씨는 남의 집 현관 앞에서 소란을 피우는 남성 B씨를 목격했다. B씨는 휴대전화를 만지며 횡설수설하고 있었다. 출입 카드도 아니고 일반 은행 카드를 들고 남의 집 현관문에 대고 계속해서 초인종을 눌러댔다. A씨가 "이러시면 안 된다"고 얘기하자 B씨는 더 심하게 난동을 부렸다. 이에 A씨는 경찰에 신고하기 위해 1층 사무실로 향했다. A씨는 휴대전화를 가지고 다시 3층으로 올라왔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는 순간 B씨의 폭행이 시작됐다. 벽에 머리를 부딪친 A씨는 순간 정신을 잃었다. 그런데도 B씨는 복부를 발로 가격하고 무차별 폭행을 했다.

당시 상황에 대해 A씨는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한두 발짝도 안 갔는데 갑자기 달려들어서 벽에 밀치는 바람에 머리가 벽에 부딪혀 순간 정신이 멍해서 주저앉았다"며, "구둣발로 옆구리를 쳤다. 엘리베이터로 도망갔는데도 쫓아와서 계속 쳤다"라고 말했다. 이후 A씨는 황급히 관리실로 도피해 경찰에 신고했다. 하지만 B씨는 끝까지 A씨가 있는 관리실을 쫓아간 뒤 문을 계속해서 발로 찼다. B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체포됐다. A씨와 다른 입주민들은 B씨에 대해 "모르는 얼굴이다"라고 말했다. 폭행당한 피해자는 현재 뇌진탕, 혈뇨 등 신체적 후유증과 정신적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

B씨는 현행범으로 구속됐고, 당시 A씨를 폭행한 사실에 대해 "술에 취해 기억이 안 난다"라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인 A씨 아들은 사건반장에 "남성으로부터 어떠한 사과도 못 받았고, 남성의 친척에게서만 '죄송하다'라는 사과 전화를 받았다"라며 "아버지는 참 활동적이고 밝은 분이었는데 이번 일로 정신적으로도 트라우마가 생긴 것 같다. 몸이 쾌차하면 정신과 상담도 받아야 할 것 같다"라며 가해자와는 합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의사를 밝혔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