非중국 시장서도 과반 점유율 내준 韓
LFP 비롯 중저가 시장 내어준 것이 주요
한국 배터리사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중저가 시장을 중국에 내어주고 프리미엄 전략만을 고수했던 것이 부메랑이 돼 돌아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9일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사의 합계 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2.7%포인트(p) 하락한 45.6%를 기록했다. 국내 1위 LG에너지솔루션은 전년 동기 대비 6.2%(75.1GWh) 성장해 25.9%의 점유율로 전체 2위를 유지했다. 3위 SK온은 10.2%(31.0GWh)의 성장률을 기록해 10.7% 점유율을 기록했다. 삼성SDI는 2.5%(26.2GWh)의 성장해 9.0% 점유율을 보였다.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한국 배터리 3사는 3년전만해도 50%를 웃도는 점유율을 보인 바 있다. ▲2021년 55.8% ▲2022년 53% ▲2023년 48.7% 최근 3년새 점유율은 하락세를 그렸고 지난해에는 급기야 과반 점유율을 내줬다. 올해는 이보다 더 후퇴한 수치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중국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서의 설자리는 더욱 좁아졌다. 올해 1∼10월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에서 배터리 3사의 합산 점유율은 작년 동기 대비 3.5%p 하락한 20.2%를 기록했다. 배터리 3사의 합산 점유율은 2021년 1∼10월 31.7%에서 3년 만에 20.2%까지 내려앉았다. 이제 10%대 추락까지 염려해야할 상황이다. 같은 기간 중국 CATL과 비야디(BYD)의 합산 점유율은 39.7%에서 53.6%로 상승하며 국내 기업의 점유율을 가져갔다.
이렇듯 중국 배터리 기업에 점유율을 크게 내어준 것은 중저가 라인업에서의 대안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국내 배터리 사들이 제조 경쟁력을 보이는 삼원계 배터리 대비 30% 가량 싼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는 최근 배터리 산업에서의 비중이 크게 확대됐다. 승용전기차에 장착된 배터리 중 LFP 배터리 비중은 2021년 27.5%에서 지난해 46.4%로 크게 올랐다. 캐즘(성장산업의 일시적 수요 정체과 고금리·고물가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소비 여력이 감소한 전기차 구매자들이 값싼 LFP 배터리를 선택한 것이다. 한국 배터리에는 마땅한 중저가 제품 대안이 없었다.
우리 배터리 3사도 LFP 배터리 개발·상용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지만 뒤늦었단 평가가 나온다. 그간 배터리 3사는 고성능 전기차에 탑재되는, 에너지 밀도가 높은 삼원계 배터리에 집중해왔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5년 말부터 르노 암페어에 파우치 LFP배터리 59만대분을 공급할 예정이다. LFP배터리가 탑재된 암페어 소형 전기차는 2026년 출시된다. SK온도 이르면 2026년 전기차용 LFP배터리 양산이 가능할 전망이다. 삼성SDI의 경우에는 2026년에 에너지저장장치(ESS)용 LFP배터리를 만들 예정이다.
LFP 시장 역시 중국 기업이 탄탄한 공급망을 기반으로 활발하게 생산하고 있어 국내 기업의 뒤늦은 진입이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미지수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중국 LFP 배터리 공급망 분석 및 시사점'보고서에서 "공급망 수직계열화로 가격경쟁력을 갖춘 중국 업체들과 이제 막 LFP 배터리 사업에 착수한 우리 기업의 경쟁은 쉽지 않을 전망"이라며 "특히 LFP 공급망 구축과정에서 중국기업과의 자원확보 경쟁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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