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투자자 비중이 높은 코스닥 지수가 4년 8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며 620선까지 주저앉았다. 이로써 코스닥 지수는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시기였던 2020년 4월 수준으로 회귀했다.
탄핵정국 장기화 조짐으로 인한 불안으로 9일 국내 증시는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대폭 하락해 연중 최저점을 경신했고 원달러 환율은 1430원대에 올라섰다.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허영한 기자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1.98포인트(1.81%) 내린 649.35로 시작해 627.01(-5.19%)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 지수가 630선이 붕괴된 건 2020년 4월 이후 처음이다.
코스닥 시장은 변동성이 크고 리스크가 높은 편이지만,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 개인 투자자들의 참여 비중이 높다. 그러나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불발 등의 정치적 혼란이 잇따르자, 코스닥 시장을 떠받치고 있던 개인 투자자들이 국내장을 대거 이탈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053억원, 1002억원어치를 사들였지만 개인은 3014억원을 팔아치웠다.
코스닥 시장에서 개인은 이날까지 5거래일 연속 순매도 기조를 보이고 있다. 지난 2일부터 4거래일 동안 4403억 원 순매도했다.
코스피도 연저점까지 추락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67.58포인트(2.78%) 내린 2360.58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해 11월 3일(2351.83) 이후 1년 1개월 만의 최저치다.
코스피 시장에서도 지수를 끌어내린 건 개인이었다. 외국인들은 저점 매수세로 1028억원어치 순매수했지만, 개인은 8890억원어치 대거 팔아치웠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주간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 전 거래일보다 17.8원 오른 1437.0원에 상승 마감했다. 2022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원·달러 환율은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난 3일 1442원까지 치솟았다가 1410원대서 오르내렸다. 그러나 이후 탄핵소추안 발의-불발이 진행되면서 한동안 정국 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자, 환율은 재차 요동치는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정치 불확실성이 지속될 경우, 내년 5월 원·달러 환율이 1500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노무라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내년 2분기에 원화가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며 "내년 5월 말까지 원·달러 환율을 1500원 타깃으로 달러/원 롱포지션(달러 매수)을 추천한다"고 전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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