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괄량이 삐삐·사자왕 형제의 모험 등 집필
스웨덴, 린드그렌상 제정·새 화폐 인물 선정
지난 6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노벨상박물관에서 열린 노벨문학상 수상 기념 기자회견에서 한강(54) 작가는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아파트에 가볼 예정"이라고 이날 이후 노벨 주간(Nobel week)의 계획을 밝혔다. 노벨 주간은 5~12일까지 8일간 이어진다.
아스트리드 린드그렌(1907~2002)은 스웨덴의 대표 아동문학 작가다. '말괄량이 삐삐'와 '산적의 딸 로냐' '미오 나의 미오' 등 100여 권이 넘는 작품을 남겼다. 1958년 '어린이책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을 수상했다. 1971년 스웨덴 아카데미 금메달을 포함한 각종 상과 훈장 등을 받았다. 특히 '말괄량이 삐삐'는 린드그렌을 세계적인 작가로 발돋움하게 한 작품으로, TV 시리즈와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돼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다.
또 다른 대표작인 '사자왕 형제의 모험'은 한강 작가가 "어릴 적 무척 좋아했다"고 말한 책이다. 한강 작가는 "린드그렌이 내 어린 시절에 영감을 준 유일한 작가라곤 말할 수 없지만, 나는 그 책을 인간이나 삶, 죽음에 관한 나의 질문들과 결부 지을 수 있었다"고, 지난 10월 노벨문학상 발표 직후 노벨위원회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밝혔다.
'사자왕 형제의 모험'은 린드그렌이 1973년 낸 장편 동화로, 판타지 아동문학의 전형으로 꼽힌다. 소년 칼과 사자왕 요나탄 두 형제가 죽음 이후의 세계에서 겪는 모험을 다뤘다. 다만 동반 자살을 소재로 다뤄 당시 많은 비판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한강 작가는 2017년 노르웨이에서 열린 한 문학 행사에서 이 책과 5·18, '소년이 온다'와의 연관성을 언급한 적이 있다.
린드그렌의 아파트는 스톡홀름의 달라가탄 46번지에 있다. 린드그렌은 1941년부터 2002년 사망 전까지 60여년을 이곳에서 지내며 수많은 작품을 집필했다. 2015년 11월 일반 대중에게 공개됐고, 그가 살았을 때와 동일한 상태로 보존돼 있다. 9일 기준 내년 1월 중순까지 온라인 방문 예약이 마감됐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린드그렌이 2002년 세상을 떠난 뒤 스웨덴 정부는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상'을 제정했다. 현재 안데르센상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아동문학상으로 꼽힌다. 스웨덴 정부는 그를 기리며 해마다 아동·청소년 문학 작가를 대상으로 시상하고 있다. 상금은 500만크로나(6억5천만원)로, 상당한 고액이다. 그림책 '구름빵'을 펴낸 백희나(53) 작가가 2020년 한국 작가로는 처음으로 수상해 화제를 모았다.
유네스코(UNESCO)는 2005년 린드그렌의 필사본을 비롯한 관련 자료들을 유네스코 세계기록 유산으로 지정했다. 또 스웨덴 정부는 그를 2015년 10월부터 새로 발행하는 20크로나의 화폐 인물로 선정됐다. 화폐 전면에는 린드그렌의 모습과 동화 주인공인 삐삐를 함께 그려 넣어 그가 동화작가란 사실을 부각했다. 뒷면에는 린드그렌이 나고 자란 지역인 스몰란드와 이곳의 상징 꽃인 린네풀이 그려져 있다.
최호경 기자 hocance@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1조각에 800만원, 금보다 2배 비싸"…'이것' 빼가는 도둑 골머리 앓는 브라질](https://cwcontent.asiae.co.kr/asiaresize/93/2025012110363296866_1737423391.jpg)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