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언론 중심으로 정권교체 후 관계 경색 우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추진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자 일본에서는 보수 언론을 중심으로 탄핵이 현실화할 경우 한일관계가 악화할 수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9일 NHK는 "일본 정부 내에서는 그동안 윤석열 정권이 한일관계 개선에 힘써왔다고 평가하고 있어 향후 (한일관계에 대해) 부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NHK는 외무성 관계자를 인용해 "윤 대통령의 구심력 저하는 불가피한 상황이며, 정상이나 장관 등의 상호 왕래 등 관계 개선 노력이 진행되기 어려워질 것 같다"고 보도했다.
아사히신문은 '비상계엄은 자책골, 한일관계에도 우려'라는 제목으로 해리 해리스 전 주한미국대사 인터뷰를 전했다. 해리 전 대사는 "윤 대통령은 야당에 불만을 품고 있던 상황이었던 것 같지만 이를 (계엄령을 내릴 정도의) 비상사태라고 볼 수는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한미동맹에는 영향이 없지만, 한일관계와 한미일 3국 관계에는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정치적 혼란은) 이제 막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
보수 언론은 향후 야당으로 정권교체가 이뤄지는 경우를 우려했다. 산케이신문은 "한일관계는 '겨울의 시대'로 회귀할 우려가 있다"고 표현했다. 산케이는 "윤 대통령은 한국 내 비판에도 불구하고 한일관계 개선에 임하는 자세를 굽히지 않았다"며 "일본 정부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경계감이 확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문재인 정부를 언급하며 "반일 노선을 취한 전 정권에서는 위안부 문제의 '불가역적 해결'을 확인한 합의를 포기하고, 한일 군사정보포괄보호협정(GSOMIA) 파기를 통고하는 등 한일관계가 역대 최악 수준으로 냉각됐다"며 "다자간보다 양자 협력을 선호하는 트럼프 미국 차기 행정부 이행에 윤 대통령 탄핵이 겹치면 3국 협력은 불안정해질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보수 성향 경제주간지 재팬비즈니스프레스는 무토 마사토시 전 주한 일본대사의 인터뷰를 보도하며 "윤 대통령은 한국에서 여러 저항이 있는 가운데 단호하게 (한일 관계 진전을) 진행해왔다. 한국에서는 윤 대통령의 양보에 걸맞은 행보를 일본이 보여주지 않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징용공, 위안부 문제 등 관계 단체가 문제를 되짚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이어 "한일관계 개선은 윤 대통령이 무리하게 추진한 것이므로 이를 다시 한번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질 수 있다"라고도 했다.
야당을 향해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확신적인 반일 인사"라며 "이번 일을 계기로 기세를 찾은 이재명 리더십의 영향은 작지 않다. 일본으로서는 어려운 대응을 해야 할 가능성이 나온다"고 덧붙였다. 무토 전 대사는 주한 대사를 역임했지만 이후 혐한 발언과 '한국인으로 태어나지 않아 다행이다' 등 혐한 서적 출판을 이어나가 논란이 된 인물이다.
다만 일본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한편 탄핵 시위에 동참하는 등 여러 움직임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지난 7일 재일한국민주통일연합이 도쿄에서 주최한 탄핵 시위에는 일본의 전국일반도쿄동부노조가 함께 참여하고 노조 위원장이 발언하기도 했다. 한편 이시바 시게루 총리는 내달 방한 계획을 취소했으나, 지난 4일 이와야 다케시 외무상, 나카타니 겐 방위상 등과 향후 한국 정세 논의를 위해 한차례 회동하는 등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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