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촛불집회 참여한 스타들
시국선언문 공유·집회 참여 독려
"탄핵 지지" 국민의힘엔 "내란공범" 비난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의 기습적 비상계엄 선포와 이어진 국정 혼란, 그리고 7일 국회에서 여당의 퇴장으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무산되자 다수의 스타가 이례적으로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들의 목소리는 촛불집회 현장에서뿐만 아니라 SNS를 통해서도 전해져 이목을 끌었다.
지난 7일 가수 박혜경은 SNS를 통해 “국민의 의견을 무시하고 국힘당이 대통령을 대신하려는 것 같다”는 강한 실망감을 드러냈다. 그는 “대한민국은 국힘당의 것이 아니라 국민의 것”이라며 분노를 토로했다.
가수 이승환도 여당 의원들을 향해 “내란의 공범임을 자처하는 모습 잘 보았다”며 "대통령 탄핵을 원하는, 80% 가까운 민주시민들의 뜻을 단박에 저버릴 수 있는 자신들의 권능이 자랑스럽고 뿌듯하시죠? 역사의 죄인 따위 두렵지 않고 현생의 권세가 더 중요한 분들이신데다 사람이 죽어 나가고 민생이 도탄에 빠져도 ‘니들이 어쩔 건데’라고 생각하실 것만 같은 분들이시니 어련하시겠어요"라고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아이즈원 출신의 가수 이채연은 팬 소통 플랫폼에 “연예인이라서 목소리를 내는 것”이라며 “국민으로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행동하겠다”고 적었고, 루셈블 출신의 올리비아 혜 역시 “아이돌 이전에 국민으로서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고 있다”며 촛불집회를 격려했다.
7일 여의도 촛불집회에는 배우 고아성, 신소율, 고민시, 이천희 등 많은 스타가 참여를 알리며 국민적 목소리에 동참했다. 고아성은 자신의 출연작 제목을 활용해 “한국이 싫어서 X, 한국을 구해야 해서 O”라는 문구를 남겼고, 신소율은 “투표해 주세요. 어떻게 이래요”라며 표결을 거부한 여당 의원들에 대한 실망감을 표현했다.
배우 정찬은 딸과 함께 집회 참석 계획을 밝히며 “외국인들도 이 광경에 놀라고 있다”고 전했고, 가수 솔비는 헌법 조항 사진을 올리며 정부의 책임을 강조했다.
배우 이엘은 국회의사당을 배경으로 한 사진과 함께 "몸 좀 녹이고 재정비하고 다시 국회로!”라는 글을 게재했고, 배우 이동욱은 비슷한 시각 버블을 통해 스콜피온즈의 '변혁의 바람(Wind of Change)' 가사 일부를 공유하며 "힘냅시다 추운데 따뜻하게 나가고"라는 당부에 이어 "봄은 반드시 온다"고 덧붙였다.
배우 이천희는 국회의사당의 텅 빈 여당 좌석 사진과 함께 “쪽팔린다”고 짧고 강렬하게 의견을 표출했고, 배우 신소율은 "투표해주세요…어떻게 이래요"라는 글을 게재하며 여의도 촛불시위 참석을 인증했다.
배우 고현정은 변영주 감독의 게시물에 불꽃 이모지를 붙여 화력을 더했다. 드라마 '오월의 청춘'에 출연했던 배우 고민시는 '3시'라는 글과 함께 역시 촛불 이모지를 덧붙였다. '오월의 청춘'은 5월 광주 민주항쟁 당시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로 화제가 됐었다.
윤 대통령은 7일 대국민 담화에서 “계엄 선포와 관련한 법적·정치적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며 국정 안정을 여당에 일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가수 이승윤은 “계엄을 갑작스레 경험한 시민으로서 대통령의 해명은 진솔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박혜경은 “대한민국은 국민이 어려울 때마다 스스로 일으켜 세워왔다”며 “국힘당이 이를 대표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봉준호 감독과 배우 문소리를 포함한 77개 단체 및 2518명 영화인 일동이 대통령 파면과 구속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한 데 이어, K팝 아이돌부터 가수, 배우들까지 계엄 사태에 윤 대통령 퇴진에 목소리를 높이 연대에 나서 대중적 공감을 얻었다.
지난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은 기습적으로 비상계엄령을 선포했으나, 약 6시간 만에 해제했다.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가결된 후 불과 3시간 30분 만에 이루어진 조치로, 혼란스러운 정국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이어 7일에는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 상정됐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의 집단 퇴장으로 표결이 무산되며 탄핵안은 자동 폐기 됐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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