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질서 있는 조기 퇴진으로 정국 수습", 한덕수 "국가 기능 원활하게 운영"(종합)

국민의힘 당사에서 공동담화문 발표
한동훈, 조기 퇴진 방안에 대해선 언급 없어
한덕수, 예산안 조속한 통과 국회에 요구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8일 "대통령의 질서 있는 조기 퇴진으로 대한민국과 국민에게 미칠 혼란을 최소화하면서 안정적으로 정국을 수습하고 자유민주주의를 바로 세우겠다"고 밝혔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국민의 뜻을 최우선에 두고 여당과 함께 지혜를 모아 모든 국가 기능을 안정적이고 원활하게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한 대표와 한 총리는 이날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공동담화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한덕수 국무총리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국정 수습 방안을 담은 공동 담화문 발표를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 대표는 "비상계엄 사태로 인한 국민 불안과 국가적 피해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막대하다. 국민께서 정부에 느낀 실망감과 불신이 대단히 크다"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남은 임기 또한 정상적으로 국정을 운영할 수 없으므로 직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것이 국민 다수의 판단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의 조기 퇴진'을 내세운 한 대표는 "질서 있는 조기 퇴진으로 혼란을 최소화해 국민과 국제적인 불안감을 해소하고 민생과 국격을 회복시키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퇴진 방안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한 대표는 "당내 논의를 거쳐서 구체적 방안들을 조속히 말씀드릴 것"이라면서 "윤 대통령도 국민 명령에 따라 임기를 포함해 앞으로의 정국 안정 방향을 당에 일임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므로 질서 있는 조기 퇴진 과정에서 혼란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국정에 관여하는 일도 일절 없을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2차 계엄 등 국민적 불안감이 고조되자 이를 해소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는 "대통령 퇴진 전까지 국무총리와 당이 긴밀히 협의해서 민생과 국정을 차질 없이 챙길 것"이라면서 "퇴진 전이라도 대통령은 외교를 포함한 국정에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덕수 국무총리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국정 수습 방안을 담은 공동 담화문을 발표하기 위해 회견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한 총리는 이날 "한미동맹을 굳건하게 유지하면서 한미일 협력을 강건하게 유지하는 것이 매우 크고 중요한 과제"라면서 "한미, 한미일, 그리고 우리의 우방과의 신뢰를 유지하는데 외교부 장관을 중심으로 전 내각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비상경제 대응 체계를 강화해 금융·외환시장의 위험요인을 면밀히 점검하고 신속하게 대응하겠다"며 "국민이 불안해하시는 일이 없도록 치안 질서를 확립하고 각종 재난에도 철저히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과 부수법안 통과를 촉구했다. 한 총리는 "비상시에도 국정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예산안과 부수법안의 통과가 무엇보다 필요하다"면서 "예산안이 조속히 확정돼 각 부처가 제때 집행을 준비해야만 어려운 시기, 민생경제를 적기에 회복시킬 수 있다"고 했다.

이날 한 대표와 한 총리는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 않은 채 공동담화문만 발표한 뒤 곧바로 퇴장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