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우마 건드린 '계엄 사태'
누리꾼, SNS서 문자메시지 내용 공유
"튀는 행동 하면 안 돼" 할머니 당부
오래전 계엄령 선포를 경험한 조부모와 부모 세대가 보낸 문자메시지 내용이 공유되며 "이번 계엄 사태가 과거의 트라우마를 건드렸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누리꾼이 비상계엄 선포 직후 할머니로부터 받은 문자메시지가 공개됐다. 작성자 A씨는 3일 밤 11시2분에 수신된 문자 내용을 별다른 설명을 덧붙이지 않고 올렸다. A씨의 외할머니는 "우리 손자 손녀야 몸조심하자. 계엄령은 경찰이 밉다 싶으면 사람을 무조건 잡아가는 거니까 조심해"라고 걱정하며 "튀는 행동 하지 말고 길 가다가 고성도 지르지 말고 조용히 학교 다녀. 너희는 좀 맘이 놓이긴 하는데 그래도 조심하자"라고 당부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른 누리꾼은 4일 엑스(X·옛 트위터)에 "할머니가 갑자기 전화하셔서 항상 신분증을 들고 다니고 혼자 다니지 말라고 하셨다"며 "군인을 마주치면 절대 안 된다고 우시면서 횡설수설하셨다. 비상계엄이 이렇게나 깊은 트라우마로 남아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누리꾼 역시 할머니에게 수신된 "군인들이 끌고 갈지 모르니 말조심해야 한다"는 문자를 게재했다. 이외에도 댓글에는 "아빠가 걱정돼서 한숨도 못 주무시고 나 일어나는 시간까지 기다렸다가 전화하셨다" "할머니가 새벽 내내 뉴스만 보시고 꼼짝도 하지 않으셨다" "친구 아버지가 친구에게 전화해 '밖에 절대 나가지 말고 군경은 쳐다도 보지 말고 바닥만 보고 가라'고 울먹이며 말씀하셨다더라" 등의 경험담이 공유됐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3일 오후 10시 28분경 긴급 대국민담화를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이에 계엄군은 국회로 집결해 오전 0시경부터 본청 진입을 시도했고, 사무처 직원들과 정당 보좌진들이 이를 저지하며 충돌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후 본회의를 통해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이 가결됐으며, 정부는 국무회의를 거쳐 오전 4시 30분부로 비상계엄을 해제했다. 이날 오후 더불어민주당 등 야 6당은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 모여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제출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5일 의원총회에서 탄핵소추안에 반대하기로 당론을 결정했으며, 민주당은 오는 7일 오후 7시 표결을 추진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정예원 인턴기자 ywj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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