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대역죄인” … 명태균, 윤 대통령 향한 옥중서신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 된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에게 옥중서신을 보냈다.

명씨 변호인은 5일 오전 진행된 검찰 조사 전 명씨를 접견한 자리에서 명 씨가 불러준 말을 받아쓴 글이라며 취재진에 공개했다.

‘윤석열 대통령에게 올리는 글’이란 제목이었다.

명태균 씨 변호인이 명 씨가 옥중에서 작성한 서신 내용을 공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글에서 명씨는 “단단한 콘크리트는 질 좋은 시멘트만으로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모난 자갈과 거친 모래를 각종 상황에 따라 비율대로 잘 섞어야 만들어집니다. 그게 바로 국정운영입니다! 대역죄인 명태균 올림”이라고 밝혔다.

명씨 변호인은 ‘질 좋은 시멘트’는 ‘지지자와 좋은 소리만 하는 사람’, ‘모난 자갈’은 ‘야당 정치인과 윤 정부에 반대하는 세력들’, ‘거친 모래’는 ‘윤 정부를 비판하는 언론들’을 각각 뜻한다고 설명했다.

명씨가 자신을 ‘대역죄인’이라 표현한 것에 대해서는 “명씨가 윤 대통령 부부에게 부채 의식이 있다고 느끼는 것 같다”며 “이런 상황이 불거진 것에 대해 본인이 엄청난 잘못이 있는 것 같고 미안한 마음이 있다고 이야기했다”고 했다.

“이 글의 전체적 취지는 윤 대통령이 좋은 얘기와 싫은 얘기 하는 것들을 균형 있게 들어서 국정운영을 잘했으면 좋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명태균 씨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기 위해 창원지방법원으로 향하고 있다. 이세령 기자

앞서 명씨는 김영선 전 의원을 2022년 국회의원 보궐선거 창원 의창구 후보자로 공천하는 대가로 2022년 8월부터 2023년 11월까지 김 전 의원의 회계책임자였던 강혜경씨를 통해 8070만원을 받고 당시 지방선거 예비후보자였던 A 씨와 B 씨에게 2억4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영남취재본부 이세령 기자 ryeong@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