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제철 농산물 부족에 겨울 옥수수 발굴
롯데마트·슈퍼, 감귤 대체 충주 탄금향 공급
국산 수산물 어획량 감소, 원양산 비중 확대
유통업계가 장기화된 폭염과 호우 등 이상기후로 제철 신선식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대체 산지를 발굴하고 신품종을 확대하는 등 수급 안정화에 힘을 쏟고 있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 는 반복되는 늦더위를 고려해 여름철 대표 농산물인 옥수수를 겨울에 먹을 수 있도록 신규 먹거리로 발굴했다. 통상 옥수수는 7월 중순부터 8월 초가 제철이지만 해가 갈수록 따뜻한 날씨가 늦게까지 이어지면서 11월에도 이를 수확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3년 전부터 준비한 것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11~12월은 제철 채소나 과일이 상대적으로 부족해 농산물 물가가 오르는 시기"라며 "이에 대비해 올해 업계 최초로 겨울 옥수수를 소규모로 수확했고, 내년부터는 이를 확대 운영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폭염과 긴 장마의 영향으로 가을까지 가격이 폭등했던 시금치와 배추 등 야채는 산지를 다변화해 매입 가격을 낮춘 품목이다. 기존 시금치 산지는 포천과 남양주 등 경기 북부지역에 집중됐으나 올해는 예산 등 충청권역으로 범위를 넓혀 계약재배에 나섰다. 배추는 경북 문경, 충남 아산·예산·서산, 강원 춘천, 전남 해남·무안 등 전국 단위로 산지를 형성해 기후 변화에 따른 변동성을 최소화하고 물량을 확보했다.
롯데마트·슈퍼도 제철 과일을 중심으로 이상기후에 대응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최근에는 겨울 과일인 감귤을 대체하기 위해 충주 레드 탄금향을 50t가량 확보해 시중에 공급했다. 이는 전년 대비 60% 이상 확대된 수치다. 감귤 산지인 제주의 7~9월 폭염 일수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열과 피해(감귤 껍질이 벗겨지는 피해)와 착색 피해(노란색으로 변화되지 않는 피해)가 발생해 정상품의 출하량이 감소한 영향이다. 기온 상승으로 과일 재배지가 북상하면서 사과도 주산지인 경상도 대신 올해 1월 강원 양구 펀치볼 사과를 정식으로 출시했다. 여름 대표 과일인 수박은 기존 경남 함안·거창, 전북 완주에 이어 양구와 경북 봉화, 충북 단양 등을 신규 산지로 확보했다.
기후변화에 따른 수산물 수급도 유통가의 고민거리다. 수온 상승으로 어획량이 감소하거나 기존 주산지가 북상하는 등 변화가 크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줄어드는 국내 어획량을 대체하기 위해 수입·원양 물량을 확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이마트의 전체 수산물 가운데 수입 수산물 비중은 2021년 45%에서 매년 상승해 올해는 9월 기준 51%로 늘었다. 국산 어획량이 감소하면서 올해 1~9월 기준 수입 오징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0% 늘었고, 수입 가자미와 고등어는 각각 20%와 15% 상승했다. 연어와 수입 새우, 참치 등 수입 수산물 매출도 두 자릿수로 신장했다.
롯데마트·슈퍼도 오징어의 경우 올해 원양산 비율을 25%까지 확대했다. 주산지인 동해안의 수온이 상승하면서 해당 지역에서 오징어 어획량이 감소해 이를 대체하기 위한 것이다. 원양산은 국내 어선이 포클랜드 인근 원양 해역에서 잡아 올리는 물량으로 정부가 주관하는 국산 수산물 행사에도 포함돼 일반적으로 국산과 동일하게 여긴다.
업계 관계자는 "난류성 어종인 방어나 삼치 등도 과거에는 제주를 비롯한 남쪽 지역이 주산지였으나 기후 변화와 상어 등 천적의 출몰로 해마다 어획지가 북상하는 추세"라며 "제철 농수산물의 안정적인 수급과 가격 안정을 위해 대체 산지를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주문 안 하실 거면 나가주세요"…더 까다로워진 ...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