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균열 조짐 현실화 되나…소장파 5명, 尹조기 퇴진 압박

김재섭 등 5인, 임기단축 개헌안 제안 성명
與 지도부, 尹 탈당 요구 외 수습안 못내
조기수습책 없으면 이탈 가능성도

국민의힘 소장파 의원 5명이 5일 대통령 4년 중임제를 골자로 하는 임기 단축 개헌을 제안하며 윤석열 대통령의 조기 퇴진을 압박하고 나섰다.

친윤계와 친한계가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에 대한 반대를 당론으로 정하면서도, 탈당 요구 외에는 수습 방안을 빠르게 내놓지 못하자 팔을 걷어붙인 것이다. 이번 제안을 계기로 당 지도부가 조기 수습책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당내 균열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힘 소장파로 분류되는 김재섭 김상욱 김소희 김예지 우재준 의원 등 5명은 이날 오후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통령 4년 중임제 등 임기 단축 개헌을 제안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대통령은 민주주의 유린의 역사와 인권탄압의 트라우마를 겪었던 우리 국민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줬다"며 "대통령과 여당이 어떤 명분을 가지고 온다고 하더라도 이번 비상계엄을 합리화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김재섭 의원은 성명 발표 이후 만난 기자들이 '국민의힘이 윤 대통령 탄핵 소추안을 표결하는 국회 본회의에 불참을 요구할 경우 따를 것이냐는 질문에도 "저희는 개별 헌법기관이고 당론을 고려해야겠지만, 가정에 기초해서 대답할 순 없다"고 여지를 뒀다.

국민의힘 소장파 의원들이 5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대통령 임기단축 개헌등을 제안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상욱 의원은 원내지도부 사퇴론이 나오고 있다는 질문엔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령 선포 이후 국회 본회의 표결에 참석한 후 기자들을 만나 추경호 원내대표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한 인물이다.

이들은 탄핵으로 인한 혼란은 최소화해야 한다고 단서를 붙이면서도 궁극적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조기 퇴임을 위한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동훈 대표와 추경호 원내대표가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의 집권을 막기 위해 당 지도부가 탄핵 반대 카드를 냈지만, 당 소장파 의원들 중심으로 사실상 균열 조짐을 보인 것이다.

비상계엄에 대한 윤 대통령과 당 지도부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질수록 이탈표에 대한 여권의 우려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오는 7일 오후 7시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을 위한 국회 본회의 개최를 추진하고 있다. 대통령 탄핵소추안 통과는 재적의원 300명 가운데 200명이 찬성해야 가능하다. 국민의힘에서 8명만 이탈해도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은 가결된다.

민주당이 이날 본회의에서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과 김건희 여사 특검법 재표결을 동시 추진하기로 하기로 하면서 여당 표결 집단 불참을 결정하기도 어려워진 상태다. 대통령의 하야를 주장하는 안철수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 탄핵 반대 당론에 대해 "지금 많은 분이 좀 격앙된 상황에서 과연 그게 그대로 지켜질 것인가"라고 의문을 표했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