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사 전환 2년 내 행위제한 해소해야
중흥토건, 중간지주사 중봉홀딩스 흡수합병
나주관광개발, 선월하이파크밸리 등 지분율 높여
올해 계열사로부터 차입한 금액만 9405억원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이 100% 지분을 보유한 중흥토건을 중심으로 지주사 개편에 나선 중흥그룹이 상호출자 해소 막바지 작업에 돌입했다. 계열사들로부터 1조원에 가까운 차입금을 조달해 손자회사를 정리하고 자회사들의 지분을 대거 확보하면서 지주사로 면모를 갖추기 시작했다. 대우건설 인수 자금 상환에도 이 자금을 활용할 계획이지만 차입금 의존도가 높아진 상황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10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중흥토건은 최근 중봉홀딩스를 흡수합병하고 나주관광개발, 선월하이파크밸리, 브레인시티프로젝트금융투자, 모인파크, 송정파크 등 계열사 지분율을 50%로 끌어올렸다.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된 중흥그룹은 지난해 5월 지주사 체제 전환 신고를 마쳤고, 연말까지 상호출자를 해소해야 한다. 중흥토건은 정 부회장이 지분을 100% 보유한 자회사이자 중흥그룹의 지주사다. 지주회사로 전환되면 유예기간 2년 내에 행위제한 요건을 해소해야 하는데, 지주사의 자회사는 손자회사의 지분율을 50%이상, 상장사인 경우 30% 이상 보유해야 한다.
지주사 행위제한 해소 막바지
중흥토건은 지난 1일자로 중봉홀딩스와 세종중흥건설을 흡수합병했다. 중봉홀딩스는 중간지주사 역할을 해왔고 세종중흥건설은 부동산 개발·공급업을 영위하던 계열사였다. 중흥토건에 합병되기 전 중봉홀딩스는 세종이엔지를 흡수합병했다. 이 과정에서 손자회사인 세종이엔지가 보유하고 있던 새빛개발 지분(43.75%)도 정리됐다. 새빛개발은 광주 송암공원 개발사업을 위해 만들어진 SPC(특수목적법인)다. 지난 10월 중봉홀딩스가 세종이엔지를 흡수합병하면서 새빛개발 지분 43.75%(59만8500주) 소유 주주가 중봉홀딩스로 바뀌었다.
중봉홀딩스는 지배구조 재편 과정에서 계열사 지분 정리 작업에 활용됐다. 중봉홀딩스는 중흥토건의 100% 자회사인 중봉건설에서 투자사업부문을 인적분할해 만들어진 법인이었다. 중봉건설은 내포RH3, 김해내덕지구 사업 시행을 맡은 자회사로, 인적분할을 통해 7월1일자로 중봉홀딩스를 설립한 바 있다.
중흥토건은 지난달 민간공원 특례사업을 위해 설립된 자회사인 모인파크, 송정파크의 우선주도 사들였다. 모인파크 주주인 ㈜삼호, ㈜장안으로부터 우선주 41만주를 25억8300만원에 취득했다. 이후 우선주 40만주 무상감자를 단행해 지분율은 지난해 말 기준 29%에서 50%로 바뀌었다. 중흥토건은 송정파크 지분율도 33.3%에서 50%로 늘렸다. 지난 10월 말 송정파크 주주인 ㈜삼호에 보통주 8만주(5억7600만원 규모)를, ㈜장안에 우선주 13만주(8억1900만원 규모)를 매입하면서 지분율이 50%를 충족하게 됐다.
중흥토건은 연이은 자회사 편입작업을 통해 평택브레인시티 사업을 시행하는 브레인시티프로젝트금융투자 지분율 문제까지 한번에 해소할 수 있게 됐다. 브레인시티프로젝트금융투자의 지분은 중흥토건(42%), 세종이엔지(13%), 세종중흥건설(13%), 평택도시공사(32%)가 나눠 보유하고 있었다. 세종이엔지는 지난 8월 중봉홀딩스에 합병됐고, 중흥홀딩스와 세종중흥건설이 중흥토건에 흡수합병되면서 중흥토건이 보유한 브레인시티프로젝트금융투자 지분율이 68%까지 늘었다.
이밖에 중흥토건은 나주관광개발 지분 정리작업도 마쳤다. 지난 8월 정창선 회장의 딸인 정향미씨가 보유하고 있던 나주관광개발 지분 20%(12만주)를 540억원에, 중흥건설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 10%(6만주)를 270억원에 사들였다. 지분 매입으로 지난해 말 기준 20%였던 나주관광개발지분율을 50%까지 끌어올렸다. 나주관광개발은 골프장 골드레이크CC와 콘도, 테마파크 등을 운영하는 회사로 정원주 부회장이 20%, 정창선 회장 14.2%, 안양임(정 회장 배우자) 8%, 중흥건설 7.8%를 보유하고 있다.
이밖에도 중흥토건은 지난 7월 말 선월하이파크밸리 주식 7000주(10억7870만원 규모)를 중흥건설로부터 취득했다. 중흥토건이 지분을 사들이면서 보유 지분율은 49%에서 50%가 됐다. 선월하이파크밸리는 순천 선월지구 택지개발 사업 시행사로, 내년 중 토지 분양 등을 앞두고 있다.
계열사 통해 올해 차입금 9405억원 조달
중흥토건은 계열사 지분 확대를 위해 계열사로부터 장기 차입금을 크게 늘렸다. 올해 중흥토건이 계열사들로부터 차입한 금액은 총 9405억원에 달한다. 11월 기준 올해 차입한 금액은 중흥주택 910억원, 새솔건설 1190억원, 중봉산업개발 1490억원, 중봉건설 710억원, 세종중흥건설 350억원, 중흥산업개발 2570억원, 중흥에스클래스 885억원, 순천에코밸리 1300억원이다. 이외에도 중흥토건이 내년에 상환 예정인 장기차입금은 1조4127억원이다.
이 자금은 대우건설의 지배력 유지에도 활용된다. 대우건설 인수금융의 상환 만기는 내년 2월이다. 지난해 말 기준 갚아야 할 자금은 중흥토건 7147억원, 중흥건설 1785억원이다. 중흥그룹은 2021년 2월 대우건설 인수 당시 중흥토건과 중흥건설로부터 각각 1조200억원, 1800억원을 4년 만기 조건으로 조달했다.
업계에서는 대우건설 인수금융 상환까지 지배구조 정리작업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더욱 차입금 의존도가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우려했다. 중흥토건의 차입금 의존도는 이미 정상 범위를 넘어선다. 중흥토건의 부채 중 차입금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2조4869억원으로 부채 비율은 120.9%, 차입금 의존도는 47.4%다. 통상 차입금 의존도는 30% 이하를 안정적이라 평가한다. 중흥토건의 지난해 말 기준 영업이익은 477억원, 이자비용은 1189억원으로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금액은 0.4배에 그친다. 대우건설 인수대금 자금 소요로 인해 차입금이 늘어난데다 택지자금, 계열 대여 부담 등으로 인해 별도 기준 순 차입금이 전년 말 대비 늘어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중흥그룹 관계자는 "대우건설을 인수하면서 지주사 체제로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고, 계열사 지분 정리 작업은 거의 마무리했고 계열사 지분 확보 과정에서 필요한 자금이나 중흥토건에서 진행하는 사업으로 인해 차입금을 조달했다"며 "내년 2월까지 대우건설 인수금융 등을 상환하기 위해 자금계획도 타이트하게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尹, 체포 직전 "2년 반 더 해서 뭐하겠나" 與의원...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