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도 결산 건설업 경영 분석'
고물가·고금리에 건설사 25% 적자
빚 갚을 능력 떨어져…수익성 악화
낮아진 부채비율…"신규 사업 위축"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고금리 기조 속에 지난해 국내 종합건설사 4곳 중 1곳이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사들이 판매비와 관리비(판관비)를 줄여 불황에 대응했으나 자재비 등이 늘면서 매출 대비 원가 비중이 커진 것이다. 대신 원가 상승에 신규 사업을 줄이면서 재정 안정성은 높아졌다.
4일 대한건설협회가 최근 발표한 '2023년도 결산 건설업 경영분석' 자료에 따르면 종합건설사들의 수익성 지표가 일제히 악화했다. 대기업과 중기업, 소기업 모두 당기순이익 비중이 전년 대비 감소했고, 금융비용 부담 능력을 나타내는 이자보상비율은 5년 내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당기순손실을 낸 종합건설사는 3338곳으로 전체의 25.0%를 차지했다. 2021년 2329곳(19.3%), 2022년 2802곳(22.5%)으로 그 수와 비중이 계속 증가했다. 반면 당기순이익 20억원 이상인 종합건설사는 같은 기간 660곳(5.5%), 623곳(5.0%), 495곳(3.7%)으로 매년 감소했다.
당기순이익 감소에는 고물가에 따른 원가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종합건설사 매출액 중 판관비 비중은 6.87%로 전년(7.16%) 대비 줄었다. 그러나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매출원가 비중은 1년 새 88.7%에서 90.1%로 늘었다.
수익성 약화는 이자보상비율 추이에서도 나타났다. 2021년 589.2%였던 종합건설사 이자보상비율은 2022년 466.9%에서 지난해 346.0%로 해마다 120%포인트씩 급감했다. 이 지표는 영업활동을 통해 창출한 수익으로 금융비용을 부담할 수 있는 정도를 나타낸다. 수치가 낮을수록 기업들의 빚 갚을 능력이 떨어진다는 걸 의미한다.
반면,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전년 대비 낮아졌다. 부채비율은 2022년 111.4%에서 지난해 104.2%로, 차입금의존도는 21.1%에서 20.8%로 각각 하락했다. 구간별로 보면 부채비율은 100% 미만의 기업 비중(84.3%→87.3%)이 증가했다. 100% 이상부터 자본잠식을 포함한 500% 이상 구간 비중은 모두 전년 대비 감소했다. 차입금의존도는 10% 미만 구간의 기업 비중은 증가하고, 나머지 다른 구간의 기업 비중은 감소했다.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낮을수록 재무 건전성이 좋다고 평가받는다. 그러나 최근 감소 양상은 건설사들이 사업 자체를 줄이면서 나타나 시장 침체가 심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전했다. 한 대형 종합건설사 관계자는 "매출 등 수익성이 줄면서 부채비율과 같은 안정성 지표가 좋아졌다면 건설사들이 리스크를 엄격히 관리하는 동시에 신규 사업에도 나서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중·소기업일수록 기존 상황에서 버티기에 주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지난해 말 기준 종합건설업 등록업체 1만9516곳 중 외국건설업체와 개인업체, 합병·양수도업체 등을 제외하고, 적정한 재무제표를 제출한 1만3351곳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노경조 기자 felizk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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